[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1시간 정도의 짧은 인터뷰 시간이지만 선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매 순간 예의 바르고, 상대를 향한 감사함도 잊지 않고 표현한다. 10년 동안의 배우 길을 돌아볼 때도, 팬들의 사랑을 떠올릴 때도 연신 "감사하다"며 행복한 마음을 전한다. 매 작품마다 성장하는 연기력 뿐만 아니라 분위기를 편하고 유쾌하게 만드는 능력도 탁월한 배우 손우현이다.
최근 10화까지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춘화연애담'(극본 서은정, 연출 이광영)은 파격적인 연담집 '춘화연애담'으로 도성이 들썩이는 가운데 첫사랑에 실패한 공주 화리(고아라 분)가 직접 부마를 찾겠다는 선언에 도성 최고 바람둥이 환(장률 분)과 1등 신랑감 장원(강찬희 분)이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청춘사극이다. 고아라, 장률, 강찬희, 손우현, 임화영, 한승연 등이 출연했다.
![배우 손우현이 11일 서울 중구 중림동 조이뉴스24에서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문수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19c71399cb569.jpg)
손우현은 동방국 왕의 맏아들이자 공주 화리의 큰 오빠 이승 역을 맡았다. 적통 왕세자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왕의 자리에 앉기 위해 매일매일 바른 생활을 이어가는 인물이다.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눈을 감기 직전까지 학문을 익히는 데에 매진하면서 왕의 자리에 걸 맞는 이가 되기 위해 절대 책잡히지 않으려 노력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후사가 없는 것. 권력의 경쟁 구도에 의해 맺어진 혼사인 만큼 세자빈 인정(임화영 분)과의 관계는 가슴 떨리는 연애가 아닌 동병상련의 끈끈한 동지애가 앞선다. 세자빈과 동반자이자 친구 같은 부부로 지내며 모범적인 왕세자로 살아가기를 10년, 어느 날 갑자기 잔잔하던 이승의 가슴을 뛰게 만든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궐 밖에서 희련(최윤라 분)을 만나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된 것이다. 이 사건은 도성을 들썩이게 만들고 세자빈은 처음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자유를 찾게 되는 결말을 맞이했다.
손우현은 바른 생활 청년의 표본이자 왕위 계승에도 손색이 없어 보이는 왕세자 이승을 완벽하게 소화해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이끌었다. 외형 뿐만 아니라 단단한 목소리와 정확한 딕션으로 사극 속 왕세자를 깊이 있게 그려내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다음은 손우현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노출신도 꽤 많았는데 준비 과정이 힘들지는 않았나?
"배우로서 예쁘고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세자가 엄친아 느낌이 있다. 그래서 몸도, 학식도, 마음도 건강할 것 같다는 판단이 들어서 운동을 아주 열심히 했다. 식단도 같이 했다. 평소에도 운동은 꾸준히 하는 편인데 합궁 신이 있는 얘기를 들으면 2주 전부터 단백질 위주로 식단하고, 촬영 전날엔 나트륨, 당 섭취를 제한했다. 운동도 더 강도 높여서 했다."
![배우 손우현이 11일 서울 중구 중림동 조이뉴스24에서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문수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2a381bb0d8efd.jpg)
- 목소리 톤이나 딕션이 굉장히 안정적이다. 배우에겐 복이기도 할 텐데,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나? 이를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고등학교 때 연기 시작하면서 발음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원래 발음이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젓가락이나 코르크 마개를 물고 연습하기도 했다. 그래서 공연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은데, 이런 칭찬을 들으면 감사할 따름이다."
- 언급한대로 연극 '테베랜드'도 대사가 엄청 많은 2인극이라 쉽지 않았을텐데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역시 첫 뮤지컬 도전이었는데 호평이 많았다.
"저는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테베랜드' 재연을 준비하면서 '초연 때는 이런 걸 깨닫지 못하고 했구나' 하는 것이 진짜 많았다. 저는 심지어 초연 막공 때도 '여기서 내가 왜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재연 준비하면서 더 특별히 연구하면서 했다. 공연하면 할수록 또 느껴지는 게 너무 많아서 과연 내가 만족할 수 있을까 싶다. 재연까지 했지만, 아직도 아쉽고, '더 잘 표현할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뮤지컬도 마찬가지다. 공연하면 할수록 찾아지는 것이 진짜 많다. 이런 표현을 내가 처음부터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하지만 이건 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라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계속 좀 더 나은 연기를 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것 같다."
- '녹두꽃'에 이어 '춘화연애담'을 했고 현재 촬영 중인 '신의 구슬'도 사극인데, 사극에 대한 만족감 혹은 조금 더 도전해보고 싶다 하는 부분이 있나?
"되게 재미있는 건 '춘화연애담'에선 세자 역할을 했고, 지금은 군인 역할을 해서 신분 차이가 많이 난다. 궁궐 안에 있다가 밖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이렇게 다양하게 다른 걸 해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지금은 사극에서의 새로운 도전은 생각하지 않고, 아예 다른 장르를 해보고 싶다."
- 어떤 장르를 해보고 싶나?
"너무 많다. 최근에 '중증외상센터'를 재미있게 봤다. 의사 역할을 해보고 싶고, 변호사 같은 전문직을 하고 싶다. 예를 들어 돈을 좀 밝히다가 나중엔 정의로워지는 변호사를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변호하는 장면에서도 대사가 많지 않나. '테베랜드' 경험을 잘 살려서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경성 시대, '미스터 션샤인' 같은 시대극도 하고 싶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건 로코다."
![배우 손우현이 11일 서울 중구 중림동 조이뉴스24에서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문수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a6a3868dd48fc.jpg)
![배우 손우현이 11일 서울 중구 중림동 조이뉴스24에서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문수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649c9b77e19fed.jpg)
- 로코 중에서 어떤 작품을 좋아하나?
"예전에 '연애의 발견'을 진짜 재미있게 봤다. 몇 번이나 봤는데 재미있더라. 저는 현실적인 로코를 하고 싶다. 재미있다. 그래서 왕자님 같은 재벌 2세 말고, 지질하지만 현실적인 역할이 좋다. 지질함이 저에게도 있는 것 같다.(웃음)
- 혹시 뮤지컬에서도 꿈꾸는 작품이 있나?
"유연석 선배님이 했던 '베르테르'를 나중에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또 '헤드윅'을 재미있게 봤다. 유연석 선배님 공연을 보고 재미있어서 조정석 선배님도 궁금하더라. 그래서 격주로 두 번 다 봤다. '헤드윅'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 저런 무대에 설 수 있으면 좋겠다'는 꿈을 키웠다."
- 최근 개봉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 특별출연했다. 트와이스 멤버인 다현 배우의 남편이자, 진영 배우와 뽀뽀를 해야 하는 캐릭터였는데 어땠나?
"감독님이 제 작품 중 '나의 별에게'를 봤다. 그 캐릭터가 남자와 뽀뽀를 해야 하다 보니 어렴풋이 제가 생각났나 보다. 그래서 저에게 연락을 주셨다. 감독님이 제 중학교 후배이기도 하다. 그 인연으로 흔쾌히 촬영했다. 어떻게 보면 엔딩을 장식하는 재미있는 캐릭터다. 제가 BL 드라마를 한 경험이 있어서 남자와 키스신이 처음은 아니다. 그래서 진영 씨를 옆에서 좀 도닥거려줬다. 잘할 거라고 해줬는데, 제가 뒤로 움직이는 상황이 되다 보니 많이 당황했다. 그래도 웃으면서 걱정도 해주면서 재미있게 촬영했다. 제가 테이블에 누워있다 보니 등이 케이크로 젖었다. 일어나면 연결이 안 맞아서 계속 누워있었다.(웃음) 감독님도 꽤 재미있게 나왔다고 하셨다. 시사회를 다녀왔는데 그 장면에서 좋은 반응이 나왔다. 잠깐 참여했지만 재미있었다."
- 드라마 '금수저' 배우들과는 아직도 연락하면서 친하게 지낸다고 들었다.
"안 그래도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보러 갔을 때 (정)채연이에게 연락이 왔다. 뒤풀이 가냐고 물어봐서 그렇다고 하니까 인사하러 오겠다고 하더라. 오랜만에 인사하고 차기작 들어간다는 얘기에 응원도 해주고 왔다. 다들 바빠서 예전처럼 만나지는 못해도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잘 지내고 있다."
![배우 손우현이 11일 서울 중구 중림동 조이뉴스24에서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문수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e95f0ad50e0e8c.jpg)
![배우 손우현이 11일 서울 중구 중림동 조이뉴스24에서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문수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064e7f88cbdc7.jpg)
- MBTI가 ENFJ와 ENTJ로 나온다고 하던데, F와 T가 왔다갔다 하는 편인가?
"최근엔 T가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몇 번 했다. 주변에서도 "F 아니세요"라고 한다.(웃음) 근데 검사했을 때 F가 자주 나왔다. 그래서 ENFJ라고 했는데 저도 저를 생각했을 때 '나는 T구나' 한 적이 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저는 완전 J라고 지금도 생각하는데, 주위에서 "J 아니다"라고 하는 친구들이 꽤 있다. 점점 계획이 없어지더라. P인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웃음)"
- 그럼 EN은 고정인 건가?
"I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요즘 제가 집돌이가 된 것 같다. 집이 좋다."
- 집돌이라고 I인 건 아니다. 반대로 저는 I인데 집순이가 아니다. 일단 낯을 안 가리지 않나?
"낯을 가리지는 않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버스를 탔는데 내릴 지점에서 벨을 못 눌렀을 때 기사님께 "잠시만요, 저 내릴게요" 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서 I와 E가 구분된다고 하더라. 저는 할 수 있다.(웃음) 그런데 (이)주승이는 극 I라서 못 내리면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서 걸어간다고 하더라. 그런 걸 보면 저는 I는 아닌 것 같다.(하하)"
- 2009년 삼총사로 데뷔해 가수로 활동하다가 2016년에 본격 배우 생활을 하기 시작해 올해 10년이 됐다.
"저는 가수를 하기 전에 연기를 먼저 시작해서 연극영화과에 입학했다. 그런 후에 가수를 하게 됐는데, 사실 그 당시에도 연기, 뮤지컬을 하고 싶었다. 아이돌 하는 중간에 연기 활동도 조금 있었다. 그래서 전향이라기보다는 제가 하고 싶었던 것 중에서 연기를 더 주로 하게 된 것 같다. 시작할 때 딱 10년만 해보자는 생각을 했었는데 10년 동안 연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다행이다. 시간 진짜 빠른 것 같다."
- 지나온 날을 돌아보면 어떤 마음이 드나?
"10년이라는 생각을 못 하다가 지금 알게 됐는데, 배우 생활을 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일이 없어서 알바를 하기도 하고, 오디션에서 많이 떨어지기도 했다.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지만, 돌아보면 그런 순간이 쌓여서 지금의 제가 됐다. 그래서 10년 동안 즐거운 여행, 여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등산이라고 생각하면, 돌도 많고 경사 가파른 곳을 힘들게 올랐지만 너무 지치지 말라고 중간에 꽃도 보고 경사가 완만한 곳도 지났던 것 같다. 그렇게 다시 힘을 냈다가 계곡에서 시원한 물 한 잔 마시고 다시 출발할 수 있는 일도 있었다. 다행히 지금은 그 등산을 조금은 즐기게 된 것 같다. 감사하고 행복한 순간들이 분명 전에도 있었을 텐데 그걸 제가 보지 못했던 것 같다. 나의 행복한 순간들을 조금은 알아챌 힘을 기른 것 같아서 감사하게 연기하고 있다.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배우 손우현이 11일 서울 중구 중림동 조이뉴스24에서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문수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211aee1ac6be9.jpg)
-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중요한 건 제 할 일을 잘해야 하는 거니까, 캐릭터와 신을 잘 표현해서 작품에 도움이 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제가 팬미팅도 했었고, 팬분들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분들이 저를 응원하고 좋아하는 걸 부끄럽지 않게 생각하는, 자랑스러운 배우가 되고 싶다. 팬분들께 자랑스러운 배우가 되려면 어떤 배우가 되어야 하나 생각했을 때, 일단 본업을 잘해야 하고 외모도 잘 가꾸고 인성도 훌륭해야 하며, 좋은 작품을 잘 골라서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저의 소신과 행동을 누군가가 보고 힘을 내고 조금이나마 기쁨을 얻었으면 하는 것이 제 목표다. 건강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모습을 꾸준히 잘 보여드리고 싶다."
- 음악 작업도 계속 하고 있나?
"제가 버블을 하고 있는데, 자체 콘텐츠가 2개 있다. '갑자기 분위기 기타'(갑분기)인데 기타 연주를 하면서 노래를 부른다. 팬분들을 위해 곡을 쓰기도 하고 들려드리기도 한다. 기타가 현관문 옆에 있다. 그래서 바로 칠 수가 있다. 얼마 전에도 기타 치다가 그냥 흥얼거리고, 뭔가 작업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재미로, 심심할 때 취미로 하는 정도다. 제가 LP 듣는 걸 좋아하는데 요즘은 유재하 선배님의 LP를 많이 듣는다. 조명 하나만 켜놓고 LP 틀어놓은 채 창밖을 바라보면 기분이 좋다."
- 차기작 '신의 구슬' 촬영도 하고 있는데 정현민 작가님의 신작이라 기대감이 크다. '녹두꽃'의 인연이 있는데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기대 포인트가 있다면 들려달라.
"'녹두꽃' 같이 한 정현민 작가님이 글을 쓰시고 '재벌집 막내아들' 하신 정대윤 감독님이 연출을 맡으셨다. 이건 오디션을 보러 갔다. 미팅 때 감독님이 "'녹두꽃' 했네요?"라고 하셨다. 그래서 감독님이 작가님께 "이 친구가 이 역할을 했으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고 여쭤봤다고 하셨다. 작가님이 좋게 말씀해주셨다는 것까지만 알고 있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얘기를 나누는데 제가 맡았던 역할을 되게 좋아하셨다고 해주시더라. 애정이 있으셔서 함께 하게 되어 좋다고 하셨다. 안부 전화도 해주시고 신경 써주시는 것이 느껴졌다. 이번 역할은 액션도 많은 편이라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춘화연애담'을 통해 얻었다, 배웠다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승은 제가 지금껏 해봤던 캐릭터가 아니었다. 새로운 인물을 창조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자칫하면 욕을 먹을 수 있는 캐릭터긴 하지만, 저는 배우니까 다양한 인물을 연기해봤던 것이 배울 점이었던 것 같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사진=문수지 기자(suj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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