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어떤 경기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의 심리와 이를 이용하려고 했던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의 마음이 강한 파열음을 일으킨 90분이었다.
울산과 수원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과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를 치렀다.
경기를 앞둔 양팀의 사정은 비슷하면서 달랐다. 울산은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5차전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에 0-4로 대패하며 일찌감치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바로 앞선 전남 드래곤즈와의 7라운드에서는 0-5 대패해 분위기가 최악이었다. 그러나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구FC를 연이어 꺾고 2연승을 달린 상황에서 수원을 만났다.
수원은 또 달랐다. 2라운드 전북 현대전 패배를 포함해 6라운드까지 5무 1패였다. ACL은 조별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가 5라운드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에 0-1로 패하며 2위로 미끄러졌다.
웃프게도 리그는 3연승을 달렸다. ACL 최종전은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의 원정 경기다. 광저우는 ACL 홈 경기를 2015년 5월 5일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에 패한 이후 진 적이 없다. 광저우도 수원을 이겨야 16강에 간다. 비겨도 갈 수 있지만 가와사키가 이스턴SC(홍콩)를 이기면 2위로 내려 앉을 수 있다. 수원에 지면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총력전을 펼치는 것이 당연하다.
당연히 ACL 최종전을 대하는 울산과 수원의 태도는 다르다. 울산은 수원전에서 주전을 모두 내세웠고 수원은 8명을 바꿨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수원이 누가 나와도 상관이 없다. 우리는 우리가 할 것만 하면 된다"며 여유를 보였다. 연승으로 분위기를 확 바꾼 것에 대한 만족감이었다.
수원전도 기다림이었다. 특히 공격진이 골이 터지지 않은 것에 대해 "기다리면 된다. 계획한 것이 나와야 하는 순간까지 기다리면 된다"고 마음을 편안하게 먹었다. 반면 서정원 감독은 "어느 한 경기에 초점을 맞출 수 없다"고 말했다. 리그가 끝나면 ACL 16강 진출을 노려야 한다. 진출 여부를 가리고 돌아오면 리그와 FA컵 16강전이 기다리고 있다. 그야말로 강행군의 연속이다.
당연히 경기 내용도 상반됐다. 초반 수원이 강하게 몰아쳤지만 울산은 수비도 버텼다. 수원의 체력이 버티지 못하리라는 생각에서다. 이는 통했다. 역습에서 두 골이 나왔다. 특히 전반 31분 공격수 김승준의 골이 가장 반가웠다. 시즌 첫 골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원의 뒷심도 무서웠다. 후반 시작과 함께 염기훈, 김민우를 투입했다. 광저우전 선발 멤버인 그들을 서 감독은 던졌고 이후 29분 김종우의 만회골에 보이지 않는 기여를 했다.
그렇지만 실속은 울산이 챙겼다. 승점을 잃은 수원은 이제 광저우전에 올인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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