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카타르 도하는 한국에 좋은 기억과 슬픈 기억이 섞여 있다. 1993년 10월 도하에서 열린 1994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이른바 '도하의 기적'으로 불리는 극적인 순간이 있었다.
한국은 북한을 3-0으로 이겼지만, 일본의 결과를 기다려야 했다. 공교롭게도 일본이 종료 직전 이라크에 실점하며 2-2로 비겨 90% 넘게 일본을 향했던 본선 티켓은 한국으로 돌아왔다.
반대로 지난 2011년 도하에서 열린 아시안컵 4강전에서는 숙적 일본과 만나 연장 종료 직전 황재원(대구FC)의 골로 2-2로 비기며 승부를 연장전까지 몰고 갔다. 안타깝게도 승부차기에서 연이은 실축으로 결승 티켓을 일본에 내주며 3~4위전으로 밀려났다.
그렇지만 도하의 기운은 어느 정도 한국에 좋게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는 14일(한국시간)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8차전을 통해 만나는 카타르 도하에서는 패한 기억이 없다.
한국의 카타르전 상대전적은 5승 2무 1패로 강세다. 1984년 12월 1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안컵 본선에서 0-1로 패한 것이 유일하다. 도하에서는 특히 더 전적이 좋다. 2승 1무로 강하다. 중동으로 범위를 넓히면 1980년 9월 쿠웨이트시티에서 열린 아시안컵 본선에서도 2-0으로 이겼다.
지난 2012년 6월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는 걱정과는 달리 4-1로 이겼다. 당시 멤버인 있는 곽태휘(FC서울), 이근호(강원FC), 박주호(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선발로 나섰고 남태희(레퀴야)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교체 출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명단에 있었지만,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4년이 지난 2017년 6월, 울리 슈틸리케 감독 체제의 축구대표팀은 불안과 혼란을 안고 도하로 향했다. 지난해 10월 홈에서 열린 경기에서 전반에만 두 골을 내주며 끌려가다 겨우 3-2로 승리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종예선에서 기록 파괴자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 3월 23일 중국 창사에서 중국에 0-1로 패했다. 월드컵 예선 역사상 중국에 처음 패하는 기록을 만들었다. 2010년 2월 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0-3 패배 이후 7년여 만(2천598일)의 일이다.
카타르에는 전반에만 두 골을 내주며 1-2로 끌려갔다. 두 골을 허용하며 밀린 것도 처음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지도력에 물음표가 붙는 계기가 됐다.
이제 슈틸리케 감독의 눈 앞에는 승리 외에는 답이 없다. 그동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원정 승리가 없었던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만약 카타르에 승리가 없다면 남은 원정인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전에서 승리를 노려야 한다.
또 하나, 원정 득점이 없는 경우도 없었다. 카타르를 상대로 골을 넣지 못하면 그야말로 오욕의 기록으로 남는다. 우즈벡과의 최종전에 모든 운명을 걸어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 출발 전 "경우의 수는 없다. 무조건 이긴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슈틸리케 감독의 애초 목표 승점은 22점이었다. 13점인 현 상황에서는 카타르전은 물론이고 이란, 우즈벡전도 다 이겨야 확보 가능한 승점이다. 모든 건 카타르전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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