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결론은 국내파였다.
'아시아의 라이벌' 한국과 일본은 월드컵 진출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외파에만 의존하다가 자칫 러시아행 티켓을 놓칠 수도 있는 위기에 몰렸다. 벼랑 끝에 몰린 두 이웃나라의 선택은 동일했다. 바로 자국 리그 출신 선수들을 앞세워 새로운 돌파루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한국의 선택을 일본이 따라하는 모양새다.
◆'국내파 배수의 진' 일본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은 24일 일본 도쿄에서 오는 31일과 내달 5일 열리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호주와 사우디아라비아전에 출전할 일본 국가대표팀 명단 27명을 발표했다.
멕시코 파츄카로 이적해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린 혼다 게이스케와 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가가와 신지(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그리고 헤타페에서 등번호 10번을 받으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시바사키 가쿠 등이 이름을 올렸다. 최정예 멤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더욱 눈길을 끄는 멤버들이 소집됐다. 바로 J리그에서 뛰는 10명의, 이른바 '국내파' 선수들이다.
이날 일본 언론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선수는 혼다도 가가와도 아닌 스기모토 겐유(세레소 오사카)였다. 이번 일본 국가대표 공격수 9명 가운데 유일하게 국내파 공격수다.
그는 윤정환 감독이 이끄는 세레소 오사카에서 14골을 폭발하며 핵심 공격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리그에서 고로키 신조(우라와 레즈)에 이어 득점 랭킹 2위에 올라있다.
단순히 득점뿐만이 아니다. 최전방에서 좋은 움직임으로 공격형 미드필더인 야마무라 가즈야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전술적 중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일본이 뽑은 국내파 면면을 살펴보면 철저히 실력에서 우선했다는 것이 엿보인다.
스기모토와 마찬가지로 세레소에서 뛰며 윤정환 감독의 총애를 받고 있는 야마구치 호타루나 감바 오사카에서 윤활유 역할을 해주고 있는 미드필더 이데구치 요스케, 그리고 K리그 클래식의 강호 FC서울에서 뛰며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다카하기 요지로까지 모두 올 시즌 J리그에서 제몫을 톡톡히 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수비수인 쇼지 겐과 우에다 나오미치는 가시마 앤틀러스에서 함께 수비라인을 형성하는 선수들이다.
◆먼저 국내리그에 눈돌린 한국
묘하게 한국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한국을 이끄는 신태용 감독은 이번 이란과 우즈베키스탄 예선에 출전할 26명 가운데 11명을 국내파로 소집했다.
단순히 이름값만 본 것이 아니라 실력 그리고 철학에 맞는 선발이 이뤄졌다는 점은 특히 그렇다.
K리그 클래식에서 압도적인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전북에서 6명의 선수가 뽑힌 것도 이러한 '실력우선주의'에서 비롯됐다.
유일한 1970년대생인 이동국은 올 시즌 4골을 터뜨리며 여전한 실력을 과시하고 있고 1996년생으로 가장 어린 김민재 또한 벌써부터 리그 최고의 센터백으로 평가받고 있어 태극마크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여기에 올 시즌 수원 삼성에서 6골 2도움을 올리며 리그 최고의 왼쪽 측면 선수로 꼽히는 김민우와 마찬가지로 수원에서 시즌 9도움으로 리그 도움 랭킹 2위에 올라있는 염기훈까지 뽑혔다.
강원FC는 물론 국가대표에서도 여전한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근호와 '대구의 데헤아'로 불리는 조현우(대구FC)가 이름을 올린 것도 이들의 선발과 같은 맥락이다.
한국과 일본 모두 월드컵 진출이 수월한 상황만은 아니다.
한국은 예선 A조에서 4승1무3패 11득점 10실점을 기록, 승점 13점으로 2위를 마크하고 있다.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전 결과에 따라 월드컵 진출이 좌절될수도 있다.
일본은 B조에서 5승2무1패 승점17점으로 1위에 올라있지만 2위와 3위인 사우디아라비아(5승1무2패)와 호주(4승4무)가 승점16점으로 맹렬한 기세로 추격하고 있어 자칫하면 고꾸라질 위기에 놓여있다.
이런 타이밍에 두 감독은 모두 폼이 좋은 국내파를 대거 소집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두 라이벌 국가의 카드가 어떤 결과로 귀결될지 초미의 관심사다.
조이뉴스24 파주=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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