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제임스 로니의 '무단이탈' 소동은 일단락됐다. LG 트윈스 입장에서는 위기가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LG 구단은 지난 29일 '로니의 임의탈퇴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신청한다'고 밝혔다. 2군행 지시에 불복했고 이어진 무단 이탈에 따른 조치다.
이날 대전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에 앞서 양상문 LG 감독은 "알려지대로 그렇게 결정이 났다"라는 표현을 썼다.
양 감독은 서용빈 타격코치와 상의 끝에 로니에게 지난 26일 2군행을 지시했다. '전력외' 통보가 아니었다. ,'컨디션'을 추스르라'는 의미었다.
그러나 로니가 지시에 따르지 않았다. 2군행 통보 다음날인 27일 로니는 양 감독을 찾아가 '결정'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양 감독이 "우리팀 사정을 설명했고 또 간곡한 어조로 부탁했지만 로니는 납득을 하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로니는 당일 오후 미국행 비행기 탑승했다.
양 감독은 "인성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선수로서 자존심이 있기 때문에 분명 그럴수도 있다"고 떠난 로니의 마지막 자존심은 지켜줬다.
로니의 무단이탈은 분명 LG에게 악재다. 2군행 통보에 불복해 팀을 무단이탈한 케이스는 KBO리그 전체를 봐도 드문 경우다.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이별에 팬들도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 로니의 이탈은 LG 선수단 운영에 있어서는 또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로니는 KBO리그에서 뛰는 동안 23경기에 나와 타율 2할7푼8리(79타수 22안타) 3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단순하게 수치만 따져보봐도 그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타자는 LG에 11명이나 있다. (1타수 1안타를 기록한 투수 정찬헌 제외). 모두 로비보다 많은 타수를 기록했다.
로니가 이탈한 이후 4번타자에 들어서고 있는 정성훈만 봐도 올 시즌 기록이 그보다 좋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3할1푼3리(211타수 66안타)를 기록했다. 규정타석에 들진 못했지만 그래도 팀내 3할이 넘는 4명의 타자 가운데 한 명이다.
양 감독도 이러한 부분을 인지하고 있다. 그는 "솔직히 정성훈의 타율이 좋았는데 못 썼다"며 " (로니가 빠진)빈 자리에 정성훈 또는 김재율과 양석환으로 채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붙박이 4번타자였던 양석환은 2할7푼2리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2군에서 타격감을 조율하고 있다. 1군 복귀는 시간문제다. 또한 정성훈과 김재율은 모두 3할을 훌쩍 넘긴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왜 이런 선수들을 진작에 쓰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아직 LG에게 남은 기회는 충분라다. 30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4위 롯데 자이언츠와 게임 차는 이날 경기전까지 3.5게임 차였고 6위 SK 와이번스와 경기차는 단 한 게임이다. 두 팀을 포함해 함께 5강 다툼을 펼치는 넥센 히어로즈와 게임차도 1.5게임에 불과하다.
바꿔말하면 벌써 고개를 숙일 필요는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양 감독은 로니의 대체 외국인선수를 뽑지 않을 뜻을 명확히 했다. 기존 국내 선수들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로니의 이탈로 선수간이 큰 충격을 받은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이를 만회하는 것은 남은 카드를 잘 활용해 '가을야구'에 나서는 길 뿐이다. 양 감독의 용병술 그리고 국내 선수로 구성한 중심 타선이 주어진 기회를 잘 살려야 팀도 산다.
조이뉴스24 대전=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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