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특별한 한 선수가 미치기 보다는 모두 다 미쳤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쪽으로요."
김태형 감독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특별히 한 선수가 미치지 않더라도 두산은 올 시즌 리그에서 충분히 강팀이었다.
84승57패3무를 기록하며 올 시즌 KBO리그에서 단 세 팀만 있었던 80승 고지를 밟았다. 단순히 기록만 좋았던 것이 아니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KIA 타이거즈와 리그 최종전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다. SK에 2-3으로 패배하며 자력 우승의 기회를 스스로 놓치긴 했지만 강팀으로서의 자격은 충분히 증명했다.
리그 2위를 차지한 김태형 감독이지만 경계는 늦추지 않았다. 그는 "단기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고 전제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NC에게 올 시즌 강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16번 맞붙어 무려 11승(5패)를 기록했다. 68.8%의 승률은 두산이 올 시즌 상대한 9개 구단 가운데 공동 2위에 해당하는 높은 숫자다.
투타의 전반적인 기록에서도 두산은 리그 최고의 팀이었다. 평균자책점은 4.38로 리그 전체 2위였고 타율도 2할9푼4리로 2위였다. NC의 시즌 전체 타율은 2할9푼3리로 두산과 크게 차이는 없었지만 평균자책점은 4.71이었다. 0.33의 차이는 제법 크다.
상대적인 기록에서도 우위다. 두산은 NC와 상대한 16경기에서 3할5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KBO리그에서 두산보다 NC를 잘 두들긴 팀은 전무했다. 그만큼 NC를 상대로 잘 쳤다. 박건우는 3할8푼을 쳤고 최주환은 3할8푼1리를 쳤다. 3할 이상을 친 선수가 무려 9명이나 된다.
마운드에서 차이가 난다. NC 투수들의 두산전 평균자책점은 6.44였다. 반대로 두산은 NC 상대로 4.3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NC 타선이 두산 투수들을 상대로 3할1푼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두산이 더 강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11승5패라는 차이로 연결됐다.
기록이 포스트시즌에도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선수들의 심리적인 부분에는 큰 영향을 미친다. '이 팀보다 우리 팀이 낫다'는 자신감이 그라운드에서 발휘될 때 선수들의 최대 퍼포먼스가 나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선 당연한 일이다. '위닝 멘털리티', 즉 승자의 마인드는 우열에 대한 자신감으로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런 두산의 감독이기에 이날 김태형 감독의 "모두가 미쳤으면 좋겠다"는 발언은 분명 '자신감'의 또 다른 표현이었다. 자신에 대한 것이 아니라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를 준비해온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었다. 누구든 미칠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말이었다.
김 감독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잘 준비했다"면서 "1차적인 목표는 한국 시리즈"라고 단언했다. 김 감독 부임 후 '가을에 강한' DNA가 이식된 두산 선수들이 또 한 번의 결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조이뉴스24 /잠실=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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