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마정길(39) 넥센 히어로즈 불펜 코치가 선수 은퇴식을 가졌다. 마 코치는 지난 시즌 도중 현역 선수 생활을 접고 지도자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히어로즈 구단은 당초 선수 은퇴식을 지난해 마련하려고 했다. 그런데 마 코치가 고사했다. 구단 측은 "마 코치가 시즌 도중에 은퇴식을 치르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가졌다"며 "올 시즌 적당한 때를 찾았고 마침 알맞은 일정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넥센은 8일부터 10일까지 고척 스카이돔에서 한화 이글스와 주중 홈 3연전을 치른다. 마 코치는 지난 2002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2010년 히어로즈 구단으로 이적했다.
마 코치에게는 한화가 친정팀인 셈이다. 그는 한화에서 6시즌을 뛰었다. 은퇴식은 한화와 3연전 첫 날인 8일 경기를 앞두고 진행됐다.
마 코치의 가족을 비롯해 장정석 넥센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지난 시즌까지 선수로 한솥밥을 먹은 팀 동료들이 은퇴식을 함께했다. 그는 은퇴식이 끝난 뒤 "정말 잊지 못한 자리를 만들어 준 구단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며 "히어로즈와 한화 구단 모두에게 고맙다. 이 자리에 설 수 있게끔 만들어준 부모님과 가족에게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한 "팬에게도 마찬가지"라며 "두 구단 팬의 응원과 성원이 있었기 때문에 은퇴식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마 코치는 관중석을 향해 큰절도 했다. 그는 "앞으로 정말 마운드에 설 일이 없기 때문에 팬에게 마지막 인사를 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 코치는 현역 선수 시절 주로 중간계투로 나왔다. 프로 통산 성적은 575경기에 등판해 638이닝을 소화했고 그 기간 동안 26승 21패 14세이브 60홀드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다.
그는 "앞으로 선수들이 오랜 시간 야구를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주고 싶다"며 "(코치로)내가 직접 겪은 일과 알고 있는 내용을 잘 가르쳐 주겠다. 무엇보다 프로 선수로 자세와 인성적인 면을 중요하게 여기는 코치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각오도 전했다. 마 코치는 "이런 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선수 생활을 오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과 인연도 꼽았다. 마 코치는 "첫 등판을 했을 때가 기억이 난다"며 "그리고 한 감독이 한화 코치 시절 우리집으로 직접 찾아온 날도 떠오른다. 힘든 시기를 보낼 때였는데 걱정이 됐는지 집으로 와서 조언도 해주고 달래줬다.그 덕분에 당시 마음의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 감독도 마 코치에 대해 "내가 선수로 뛸 때 함께 (선수로)겹친 시간은 얼마 안됐지만 신인 시절부터 '마당쇠' 느낌이 들었다"고 웃었다. 마 코치는 한화에서 뛰던 2008년 64경기에 출장했다. 한 시즌 개인 최다 경기 출전이다.
한 감독은 지난 2004시즌을 끝으로 선수 은퇴했다. 마 코치와는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시즌을 선수 선·후배 사이로 지냈다. 한 감독은 "코치로 부임한 뒤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얘기했다.
그는 "넥센에서도 마 코치 은퇴식을 우리팀과 경기에 맞춰 잡은 것으로 들었다"며 "팀에서 이렇게 신경을 써주는 점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이뉴스24 고척=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