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슈퍼 루키, 이승우(20, 엘라스 베로나)와 도안 리쓰(20, FC흐로닝언)가 형들을 넘고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오를 수 있을까.
우선 한국 팬들의 관심을 모은 것은 이승우다. 그는 지난 14일 신태용 한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발표한 28인의 최종 엔트리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5명이 낙마한다. 하지만 98년생으로 이제 막 약관인 이승우가 쟁쟁한 중원의 한자리를 꿰찬 것만으로 언론과 팬들의 많은 화제를 불렀다.
단순히 화제를 끌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이승우는 베로나로 이적한 올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적은 기회와 부상에 울었지만 리그 후반부터 기회를 얻더니 지난 6일 AC밀란과 리그 36라운드에선 호쾌한 발리 슈팅으로 프로 첫 골을 뽑아냈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도 풀타임을 출전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대표팀 합류의 초석이 된 셈.
신 감독과의 인연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한국서 열렸던 2017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이승우를 중심으로 한 팀을 꾸렸다. 국내 어떤 지도자보다도 이승우의 쓰임새를 잘 알고 있다. 그의 재능이 팀에 필요하다는 신 감독의 판단이 있었기에 이번 최종 엔트리 후보에도 선발될 수 있었다.
이날 회견에서도 신 감독은 이승우의 쓰임새에 대해 짧지만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같이 생활을 해봤다. 장점이나 단점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탈리아에서 첫 골을 넣는 등 많이 성장했다. 만약 이승우가 월드컵에 간다고 한다면 상대 팀 수비를 파고 들어가는, 문전에서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민첩함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반면 도안은 아직 최종 엔트리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것은 아니다. 같은날 니시노 아키라 일본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35명의 엔트리를 FIFA에 제출했다고 밝혔지만 선수 명단은 공개하지 않으면서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하지만 15일 일본 '스포츠호치'가 '도안이 35명의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고 보도하면서 월드컵 엔트리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도안의 실력만 놓고 보면 대표팀에 합류한다고 해도 손색이 없다. 이승우와 마찬가지로 U-20 월드컵에 출전했던 그는 이탈리아를 상대로 멀티골을 뽑아내는 등 홀로 3골을 기록했다. 당시 스포트라이트는 함께 출전한 2001년생 구보 다케후사(17, FC도쿄)가 가져갔지만 실질적인 팀의 중심은 도안이었다. 유소년 시절부터 쭉 시간을 보낸 감바 오사카에서도 주전급 자원으로 평가받을 정도였다.
그는 이 대회에서의 활약을 계기로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흐로닝언으로 진출했다. 가을까지만 해도 크게 힘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12월 2일 ADO 덴 하흐와 경기에서 골을 넣었고 이 경기를 분기점으로 완전히 살아났다. 최종 성적은 28경기 9골 3어시스트. 여기에 세차례나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되는 등 절정의 활약을 펼쳤다. 주 포지션인 측면 공격수는 물론 중앙에서도 활약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드리블에 더해 킥 능력도 갖춰 일본에 활력을 불어넣기엔 충분한 카드다.
두 선수의 인연도 있다. 지난 2014년 9월, 인도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U-16) 챔피언십 8강서 열린 한일전이다. 이 경기에서 도안은 왼쪽 풀백으로 출전했고 이승우는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이승우의 판정승. 그는 도안을 포함해 수비수와 골키퍼 5명을 모두 제치며 골을 넣었다. 그 유명한 '60m 드리블 골'이다. 한국은 이승우의 독야청청 활약 속에 17세 이하 월드컵에 진출했고 일본은 이 탈락으로 출전권을 놓치면서 '골짜기 세대'라는 혹평까지 들어야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이승우와 도안 모두 유럽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는 것은 물론 월드컵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두 선수 모두 현 대표팀에서 '막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들이 모두 러시아에 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한국과 일본은 다음달 3일 최종 23인을 발표한다. 서로의 인연이 있는, 한일 양국의 슈퍼루키가 꿈의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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