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9타수 1안타.
KBO리그 최고의 거포 박병호(32, 넥센 히어로즈)가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거둔 성적이다. 전매특허인 홈런 등 장타 없이 단타만 1개다. 박병호의 '가을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가 인천 2연전을 모두 내준 원인 중 하나로 박병호의 침묵이 꼽힌다. 이름만으로도 상대 마운드에 중압감을 주는 그이지만 SK 와이번스와의 이번 플레이오프 2경기에선 극심한 타격침체에 시달렸다. 27일 1차전에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한 뒤 전날 2차전에선 4타수 무안타 삼진 2개로 고개를 숙였다.
특히 2차전 3회초에서 1사 1,2루 타점 기회를 잡았지만 유격수 땅볼로 병살타에 그쳤고, 6회에는 1루에 제리 샌즈를 두고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전반적으로 히팅 타이밍이 늦는 편인데, 상대의 볼배합에 말려드는 느낌이다.
단기전 성적은 믿을 게 못된다지만 이번 가을 그의 침묵은 꽤 길다.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모두 7경기에 빠짐없이 출전한 그는 타율 1할6푼(25타수 4안타) 7타점에 그쳤다.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홈런 1개를 기록한 게 유일한 장타일 정도로 위압감을 잃은 모습이다.
한국에서 첫 가을야구를 치르고 있는 바로 앞 타순의 제리 샌즈가 펄펄 날고 있는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다. 샌즈는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7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하는 등 이번 가을 7경기에서 타율 2할6푼9리(26타수 7안타) 2홈런 8타점으로 자기 몫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 2루타도 4개를 기록하는 등 7안타 가운데 6안타를 장타로 장식했다.
바꿔 말하면 박병호가 살아나면 넥센 중심타선의 파괴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실 박병호는 가을에 유독 약한 징크스 아닌 징크스를 가진 편이다. 2013년부터 포스트시즌 통산 27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2할1푼1리 6홈런 12타점으로 정규시즌의 '극강'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2년간의 미국야구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올해는 그의 침묵이 유독 길다.
5전3선승제의 시리즈에서 2연패하며 벼랑끝에 몰린 넥센은 30일 장소를 안방인 고척스카이돔으로 옮겨 3차전을 치른다. 마음 편안한 고척에서 박병호의 방망이가 마침내 화끈하게 터질지 지켜볼 일이다. 3년만에 나서는 KBO리그 포스트시즌서 그가 침묵을 깨고 살아나야 넥센도 '기적'을 노려볼 수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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