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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골마을→석파정…'김영철의 동네 한바퀴'가 찾은 서울 부암동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에서 서울 속 숨겨진 청정 지대 부암동을 찾는다.

14일 방송되는 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에서는 서울 부암동 편이 펼쳐진다. 인왕산과 북악산에 둘러싸여 북한산을 바라보는 서울 종로구 부암동. 부암동은 서울 중심에 자리 잡고 있음에도 그 흔한 고층 건물이 하나 없는 동네다. 산자락 능선을 타고 자리 잡은 동네는 옛 정취를 느끼게 해줄 만큼 정겨운 풍경들이 그득하다.

배우 김영철이 '동네 한 바퀴'에서 서울 부암동을 찾는다. [사진=KBS]

옹기종기 어깨동무를 하고 자리 잡은 집들 사이로, 장독대와 봄을 기다리는 밭들이 있는 곳. 산골 마을을 연상케 하는 서울 속 숨겨진 청정 지대이자 추억의 보물 창고, 부암동으로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예순다섯 번째 여정을 시작한다.

한양의 사소문 창의문에서 시작하는 부암동 한 바퀴

서울 성곽을 쌓을 때 세운 사소문(四小門)인 혜화문, 광희문, 소의문과 함께 이름난 창의문. 창의문은 사소문 중 유일하게 옛 모습이 보존된 곳이기에, 과거 사소문을 고스란히 느껴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과거 북한, 양주 방면으로 통하는 교통로였으며 현재는 부암동을 지키고 있는 문인 창의문. 배우 김영철은 창의문을 통해 오래된 서울의 역사를 돌아보고, 창의문 옆으로 둘러싸인 성곽 밖 동네 풍경을 바라보며 부암동 한 바퀴를 시작한다.

'부.암.동' 동네 이름에 숨겨진 옛이야기

본격적으로 부암동으로 발길을 옮기는 김영철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작은 비석 하나다. 부암동의 유래가 적힌 '부침 바위' 설명문. 아들을 낳고자 하거나 아들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돌을 붙여 소원을 빌던 바위가 있던 곳이라는 내용이다. 예부터 산자락 아래 터 잡고 살아 수많은 사람이 바위 앞에서 염원을 쌓았던 동네. 부치다 부, 바위 암의 음을 따 부암동이 된 숨은 이야기를 알고 더욱 궁금해지는 부암동으로 들어가 본다.

옛 추억을 소환하게 하는 '서울 속 시골, 부암동' 풍경

산 능선에 지어져 유난히 가파르고 좁다란 골목이 많은 부암동. 그 때문일까. 집마다 오래된 높은 축대가 눈에 띈다. 축대를 보고 돌아서는 길, 이른 아침 일을 마무리하며 발길을 재촉하는 신문 배달부를 만난다.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 신문 배달을 했던 김영철의 옛 추억을 소환하게 하는 동네 분위기를 느끼며 더 높은 부암동을 향해 발길을 옮긴다.

서울 속 시골 마을, 부암동 토박이들이 사는 안골마을

마치 등산을 하는 기분이 들게 하는 언덕 동네, 부암동. 동네를 구경하며 정신없이 위로 걷다 보니 인왕산 자락에 위치한 마지막 동네에 다다르게 된다. 부암동에서도 가장 경치 좋기로 유명한 안골마을이다. 열 채 남짓 오래된 집들과 토박이 주민들이 사는 동네. 이곳에서 시골에서 자주 먹는 겨울철 추억의 간식, 고구마 배때기를 만드는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어릴 적 부암동으로 올라와 어느덧 60년이 다 되도록 한 곳에 살고 있다는 할머니. 할머니는 산꼭대기에 살아 젊은 시절 고됐던 기억도 있지만, 이웃 간에 흠뻑 정이 들고, 지금까지 그 인심을 이어와 동네를 떠날 수 없단다. 눈이 오면 너나없이 먼저 이웃집 문턱부터 쓸어주는 진한 인정이 풍기는 동네, 부암동 토박이들이 사는 안골마을을 만나고 다시 길을 나선다.

부암동 집사가 떴다! 단 하나뿐인 슈퍼마켓

골목마다 추억의 풍경과 인정이 넘치는 동네, 부암동. 그 길 끝에서 불도그 한 마리가 지키는 한 가게를 만난다. 궁금한 마음에 가게에 들어가 보니, 8년간 이 가게의 마스코트이자 막둥이로 부암동 주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애완견이란다. 그런데 이 가게도 예사롭지 않다. 전기상과 슈퍼가 쌍둥이처럼 붙어있는 모습. 남편이 30년간 운영하던 전기상 옆에 아내가 10년 전 슈퍼를 차려 한 지붕 두 가게가 됐단다. 슈퍼가 없어 불편해하던 주민들을 보고, 가게를 차리게 됐다는 아주머니. 그 이유처럼 가게 안의 물건들도 주민 맞춤형이다.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떡, 꽈배기부터 콩나물, 고추, 파까지, 주민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직접 장이라도 봐서 뭐든 갖다 놓는단다. 또한, 단골 어르신들을 위해서라면 콩나물 한 봉지, 전구 하나를 들고 산꼭대기까지 배달을 가 전구까지 갈아주는 아주머니. 부암동에 없어서는 안 되는 '일명 부암동 집사' 슈퍼마켓의 유쾌한 아주머니를 만나고 다시 길을 나선다.

상 하나에서 같이 밥 먹으며 식구가 되는 원테이블 식당

다시 길을 걷다 통유리창 너머로 식탁 하나가 놓여있는 가게 하나를 발견한다. 그 안에서 옹기종기 밥을 먹는 사람들. 안에 들어가 보니, 식탁이 딱 하나뿐인 가게란다.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다 보면 불편할 법도 한데 오히려 화기애애한 모습. 알고 보니, 공간이 좁아 가게 주인장이 궁여지책으로 낸 원테이블 묘안이, 오히려 이제 핵가족과 혼밥족이 많아진 부암동에서 통하게 된 것.

벽을 보거나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 아닌,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함께 밥상을 공유하며 한 가족처럼 이야기를 나누고 밥을 먹는 식당. 주메뉴는 명란으로 만든 주먹밥과 집밥 같은 메뉴들이다. 한 밥상에서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며, 새로운 정을 만들어가는 부암동 사람들의 이색적인 모습을 만나본다.

부암동 핫플레이스

고즈넉한 분위기와 산세가 훤히 내다보이는 한국적인 풍경 때문일까. 주변의 삼청동, 서촌을 넘어 외국인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는 부암동. 길을 걷다 창문 너머로 외국인들이 반겨주는 한 가게에 발길이 머물렀다. 안에 들어가니 국적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다름 아닌 젓가락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직접 젓가락으로 깎고 디자인해 만들 수도 있고, 다양한 한국의 젓가락을 구경할 수 있는 갤러리 겸 젓가락 가게. 김영철은 외국인들과 함께 너무 당연하게 사용하던 젓가락의 매력을 다시금 알아가며 부암동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나본다.

부암동 사랑꾼, 영국 남편과 한국 아내가 만드는 스콘 집

유난히 훤히 안이 들여다보이는 통유리로 된 가게가 많은 부암동. 덕분에 가게 안을 속속들이 볼 수 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김영철은 그 길 끝에서 외국인이 빵을 진열하는 모습에 눈길이 멈춘다. 들어가 보니 한국인 아내와 영국인 남편이 차린 빵집이란다.

장거리 연애 시절 셰프였던 남편이 아내를 위해, 바다 건너 항공 택배로 보냈던 빵을 추억하며 가게를 열게 됐단다. 주메뉴는 영국에서 가장 보편적인 빵, 스콘. 겉모습은 투박하지만, 맛만은 진국인 스콘 맛에 반해 손님들이 하나, 둘 늘다 보니 부암동의 명물이 됐다는 빵집 부부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미술관 너머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 시대로 온 듯한 숨은 절경 '석파정'

포근한 날씨처럼 어느덧 성큼 다가온 봄. 얼음이 얼었던 시내엔 물이 흐르고 철새들이 기지개를 켜는 풍경이 마음을 참 푸근하게 해준다. 그렇게 산 아래 봄이 오는 풍경을 바라보던 중, 커다란 한옥 대문을 발견하게 되는 김영철. 굳게 닫힌 대문 앞을 보니 출입을 위해선 미술관을 거쳐 가야만 가능하단다.

궁금함을 가득 안고 미술관 너머 공간으로 들어가 보니 옛 정취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한옥과 비밀의 정원이 펼쳐진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보물 같은 풍경이 담긴 곳. 오래된 소나무와 비경이 있는 이곳은 조선 시대 흥선대원군의 별채이자, 고종의 행차가 있었던 공간, 석파정이란다. 이곳에서 한숨 고르며 부암동의 풍경을 내다보고, 다시 동네 기행을 떠난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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