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4연패를 당했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이 학교폭력 논란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주전 세터 이다영과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이재영이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논란이 됐다. 두 선수는 지난 10일 개인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피해자 입장이 된 예전 동료 선수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후폭풍은 컸고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소속팀으로부터 무기한 출장 정지 자체 징계를 받았고 대한배구협회로부터는 무기한 대표팀 선발 제외 통보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흥국생명은 경기 결과를 떠나 연이어 기대 이하 경기력을 코트에서 보이고 있다. '주포' 김연경이 버티고 있지만 배구는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쌍둥이 자매'가 모두 코트에 나와 뛴 마지막 경기가 된 지난 5일 GS칼텍스전(0-3 패)부터 그렇다. 11일 한국도로공사와 원정 경기 그리고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치른 IBK기업은행전 모두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내리 졌다.
IBK기업은행전에서는 2, 3세트 모두 10-25라는 큰 점수 차로 고개를 숙였다. 팀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V리그 여자부 역대 한 세트 최저 점수 기록은 작성하지 않았다.
여자부 역대 한 세트 최소 득점은 7점으로 V리그 출범 후 세 차례 나왔다. 공교롭게도 흥국생명이 가장 최근 기록 주인공이다. 2014-15시즌인 2015년 2월 12일 현대건설전 3세트에서 흥국생명은 7-25로 졌다.
흥국생명 외에 2007-08시즌 도로공사가 KT&G(현 KGC인삼공사)와 2세트(2008년 1월 5일), 2005-06시즌 KT&G가 현대건설을 상대로 2세트(2006년 1월 11일) 각각 7-25로 패한 적이 있다. 남자부도 7점이 한 세트 팀 최소 득점 기록이다.
2008-09시즌 KEPCO45(현 한국전력)이 2008년 12월 16일 열린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전에서 1세트 7-25로 내줬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최악의 상황인 것 같다"고 걱정하면서도 "그래도 경기력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해다.
박 감독은 최근 경기력 부진 원인을 선수단에 몰리는 과도한 관심으로 꼽았다. 그는 "학교폭력은 분명히 잘못된 행동이 맞다"면서도 "그러나 팀에 남아 현재 시즌을 치르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주변과 언론의 관심은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선수들도 정말 힘들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또한 "선수단을 두고 경기 외적으로 이런 관심이 몰리는 일이 이제는 줄어들었으면 한다"며 "비상식적인 루머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부분은 정말 아니다"고 아쉬워했다.
흥국생명은 오는 19일 같은 장소에서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2020-21시즌 도드람 V리그 6라운드 일정을 시작한다. 그러나 연패를 벗어나기가 버거운 상황이다.
최근 경기력으로는 남은 6라운드도 전패를 걱정해야할 상황이다. 흥국생명이 전패를 당한다면 시즌을 9연패로 마치게 된다.
그런데 '봄배구'에서 미끄러질 위기는 아직까지는 아니다. 이날 흥국생명에 이겨 승점3을 손에 넣은 IBK기업은행의 경우 남은 6라운드에서 1패를 더한다면 전패를 당할 경우를 가정한 흥국생명을 순위에서 제치지 못한다.
조이뉴스24 인천=류한준 기자 hantae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