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일지' 손석구 "말 한마디 안 하고 집에 오기도…허무했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나의 해방일지' 김지원, 손석구의 케미스트리가 빛을 발하고 있다.

JTBC 토일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연출 김석윤, 극본 박해영)가 안방극장에 공감과 웃음, 따스한 위로를 전하고 있다. 내성적이고 조용하던 막내 염미정(김지원 분)의 작은 변화는 울림을 남겼다. 답답한 삶에서 해방되기 위해 미스터리한 남자 구씨(손석구 분)와 새로운 관계를 쌓아 나가기 시작한 염미정.

사랑보다 더한 감정으로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할 이들의 관계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이에 김지원, 손석구가 JTALK를 찾아 직접 '나의 해방일지'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김지원과 손석구는 '인생작 메이커'로 불리는 제작진에 관한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손석구는 "무조건 같이 일하는 배우와 감독님을 보고 (작품을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김석윤 감독과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바 있는 김지원은 "감독님께서 제안을 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대본이 정말 좋았다"라고 했다. 또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한 기대도 언급하며, "너무 같이 연기해보고 싶었던 분들이었는데,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나의 해방일지'는 캐릭터와 완벽궁합을 자랑하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을 얻고 있다. 특히 미스터리 외지인 손석구는 볼수록 신경 쓰이는 묘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손석구는 "구씨는 (그간 연기했던 인물 중에) 저랑 제일 많이 달랐던 캐릭터인 것 같다"라며 "연기를 하면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상처를 더 잘 받고, 어두운 캐릭터라고 느꼈다. 사실 비슷하지 않고, 저랑 아주 많이 다른 사람이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김지원은 "손석구 배우가 촬영에 들어가면 '구씨다!' 생각이 들었다. 첫 촬영부터 그냥 구씨를 만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컷 하고 나면 다른 것 같다. 확실히 구씨보다 훨씬 밝고, 유머도 많고, 더 소년 같고 장난도 많이 치는 스타일"이라며 손석구의 매력을 짚었다.

김지원은 섬세하고 감성 짙은 연기로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었다. 염미정의 감정 변화는 극의 주된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지원은 염미정 캐릭터를 어떻게 완성해 나갔을까. 그는 "(회사에서의 염미정과 삼포에서의 염미정이) 그렇게 상반되지는 않는다. 준비된 사회성으로 사회구성원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예의를 잘 지키는 친구고, 모든 게 끝나고 혼자가 됐을 때는 본인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그런 부분이 너무 극과 극으로 가지 않도록 감독님과 잘 조율하며 만들어 나갔다"라고 말했다. 이어 "진짜 미정이는 산포에 있을 때인 것 같고, 조금 더 진짜 미정이는 구씨와 함께 있을 때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김지원은 "미정이는 사실 사랑에 용기있고 솔직한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고민도 많이 하고, 따지기도 하는 인물이었는데, 구씨라는 사람을 만나면서 (사랑을 대하는) 미정이의 방식에 변화가 생긴다. 좀 더 진솔한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것 같다"라고 전하며 앞으로 그려질 염미정과 구씨의 관계에 궁금증을 더했다.

손석구는 '염미정과 구씨의 관계 발전'을 관전 포인트로 꼽으며 "미정이라는 캐릭터가 자꾸 (구씨)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그런데 깨지지 않는 부분이 있어 아주 조금씩 열린다. 그런 게 굉장히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김지원은 "두 사람이 각자의 문제나 굴레에서 벗어나 앞으로 점점 나아가면서, 서로 가까워졌다가 때로는 멀어졌다가 하는 관계 변화를 지켜봐 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2회 엔딩에서 염미정은 구씨에게 "날 추앙해요"라고 고백했다. 이들의 관계에 전환점을 가져온 결정적인 한 마디는 짙은 여운을 남겼다. 염미정이 구씨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김지원은 "동질감 같은 게 아니었을까 생각했다"라며 "미정이는 사람들과 쉽게 섞이지 못하고 주변을 맴도는 사람인데, 그래도 거기에 발을 담그고 있다. 구씨는 거기에서 아예 발을 다 빼고 홀로 있기를 선택한 사람이긴 하지만, (미정이가) '나와 닮은 사람이다'라고 느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손석구는 "두 사람의 제일 큰 공통점이 '사람에 대한 피곤함'이라고 생각한다. 구원하려고 먼저 손을 뻗는 사람이 가장 많이 구원받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두 사람의 관계가) 그런 것일 수도 있고, 확실한 건 (염미정과 구씨가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나의 해방일지'는 매회 가슴을 울리는 명대사를 쏟아내고 있다. JTALK에서는 구씨의 명대사를 미리 만나볼 수 있었다. 손석구는 '술을 마시다 보면 시간이 잘 간다' '나는 이제 행복의 사이즈를 줄여서 다가올 불행을 막으려고 하는 것 같다'와 같은 말들을 짚으며 "저도 요즘 공감하는 얘기다"라고 전했다.

첫 회에서 구씨는 별다른 말 없이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지원은 "구씨가 말이 없다. 만나면 제가 주로 말을 많이 하는 편이고, 반응을 계속 이끌어 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손석구는 "서울에서 두 시간 차를 타고 연천에 가서 촬영하는데, 가끔은 좀 허무했다. 어떨 때는 한마디도 안 하고 집에 온다. 나중에는 많이 한다"라며 웃음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