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송강호와 강동원, 이지은이 '브로커'로 뭉쳤다. 칸 영화제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브로커'에서 이들이 보여줄 케미와 연기가 기대를 모은다.
10일 오전 용산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송강호, 강동원, 이지은(아이유), 이주영이 참석했다. 배두나는 해외 촬영 일정상 불참했으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화상으로 참석했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다.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 연출작으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되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송강호는 아기를 키울 적임자를 찾아주려는 자칭 선의의 브로커 상현을, 강동원은 상현의 파트너 동수를, 배두나는 브로커의 여정을 집요하게 뒤쫓는 형사 수진을 연기했다.
이지은(아이유)은 베이비 박스에 아기를 두고 간 이유도 돌아온 이유도 알 수 없는 엄마 소영 역을, 이주영은 수진과 함께 브로커를 쫓는 후배 이형사 역을 맡았다.
이날 송강호는 행사 시작 전 '브로커' 팀을 대표해 "비통한 소식에 애통한 마음"이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고 강수연을 추모했다.
이어 송강호는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에 대해 "감독님이 최초로 한국 영화 연출을 하시고 훌륭한 배우들과 같이 가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아이유는 "살면서 이런 날이 또 올까 싶은 마음"이라며 "눈에 잘 담고 즐기다 오겠다"라고 말했다. 이주영 역시 "참석할 수 있어 기쁘다. 다같이 가서 프랑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많이 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송강호, 강동원과 여러 영화제를 통해 인사를 나눴다고 밝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예전부터 언젠가 영화를 만들었으면 한다는 막연한 얘기를 하다가 6년 전에 한 장면을 떠올리게 됐다. 이분들과 같이 할 수 있지 않을까 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송강호는 "6, 7년 전 부신국제영화제에서 얘기를 들었다. 오래 전부터 감독님의 작품 세계를 너무 좋아하는 팬이다. 존경하는 예술가라 제의 자체가 영광스러웠다"라며 "감독님이 가진 냉정하고 냉철한 현실 직시를 느낄 수 있다. 따뜻함으로 시작해서 냉정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많은 감흥과 감동을 받았다. 새로운 도전이자 설레는 작업이었다"라고 '브로커'를 함께한 소감을 밝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런 송강호에 대해 "모든 것이 훌륭했다. 장면과 대사마다 선과 악이 미묘하게 교차하는 인물을 만들었다. 단색이 아니라 다채로운 색을 띄고 있고 그렇게 인물을 묘사하는 탁월한 배우,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하고 작품을 봐왔다"라며 "악인인지 선인인지 보는 사람이 헷갈리고 찾아가게 되는 인물로 만들고자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아이유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서는 "코로나로 집콕을 하고 있을 때 한류 드라마에 푹 빠졌다. '나의 아저씨'로 팬이 됐다"라며 "드라마 후반에는 아이유가 나오면 울고 있던 상황이다. 이 역할에는 이 분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캐스팅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주영 역시 '이태원 클라쓰'를 두 번이나 보고 캐스팅 제안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첫 장편 영화 주연을 맡게 된 아이유는 "제가 시나리오를 받고 글을 다 읽기 전에 단편 영화를 찍으며 인연이 된 배두나 선배님께 전화를 했다"라며 "선배님이 먼저 캐스팅이 되어 있어서 여쭤봤더니 '그 역할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셨다. 평소 좋아하는 선배님이 말씀해주시니까 확신을 가지고 대본을 읽었다"라고 배두나의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또 송강호에게 칭찬을 받았다는 에피소드도 전했다. 송강호는 배두나, 이주영, 아이유에 대해 "감격, 감동을 주는 놀라운 배우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형사 배두나, 이주영과 나누는 대화신이 있다. 야간 촬영 장명이었는데 배우로서 가진 테크닉도 테크닉이지만 진심을 전달하는 정확한 표현들, 감정의 전달 방식들이 너무너무 놀라웠던 기억이 난다"라며 "다른 장면도 좋았지만 특히 그 장면이 그랬다. 감정과 여러 느낌을 전달하는 복합적인 장면인데 정확하고 빈틈없이 완벽하게 전달했다"라고 아이유의 연기를 칭찬했다.
그러면서 그는 "따로 불러서 칭찬을 했다. 흔치 않은 일"이라며 "강동원은 칭찬 받은 적이 없었다. 그 정도로 흔치 않았다"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
이에 아이유는 "기억이 선명하게 난다. 제 인생을 통틀어서 가장 인상깊은 날이고 오랫동안 그럴 것 같다"라며 "선배님이 퇴근하셔야 하는 상황인데 기다리고 계셨다. 제 촬영이 제일 늦게 끝나서 뛰어가서 말씀 드렸더니 '모니터 했는데 너무 좋았다'고 하셨다. 멀어져 가시는데 그 장면이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다. 눈물이 고였다. 부모님에게도 자랑을 했던 순간이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송강호는 강동원과 '의형제' 이후 12년 만에 재회했다. 송강호는 "강동원보다 멋있게 나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하지만 제작보고회 의상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라고 농담을 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형제처럼 앙상블, 호흡들이 좋았던 기억이 있다"라며 "낯설지가 않았다. 오래 된 막내 동생 만나는 느낌이었다. 분석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케미가 아닌가 싶다"라고 전했다.
이에 강동원은 "12년 전보다 호흡이 훨씬 잘 맞는 것 같다. 저도 많이 자랐고"라며 "현장에서도 연기 호흡이 좋았고 저도 나이가 생기다 보니까 좀 더 대화도 잘 됐던 것 같다"라고 화답했다.
송강호는 "잘 자랐다. 키도 더 자란 것 같다"라며 "강동원은 12년 전에는 청년 같고, 에너지도 있었지만 지금은 원숙하고 삶을 이해해간다. 깊이감, 존재감, 배려가 느껴진다. 12년 긴 세월 동안 강동원이라는 배우의 성숙함을 느낄 수 있었던 작업이다"라고 강동원을 칭찬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봉준호 감독과 식사 자리를 가진 적이 있다. 영화를 만드는데 봉 감독님이 조언을 주셨다. '외국에서 영화를 찍는 것에 불안한 마음도 있겠지만 현장에서 송강호에게 맡기면 괜찮다. 송강호는 태양과 같은 존재다. 그 존재로 인해서 밝게 비쳐지고 촬영이 잘 될거'라고 했다. 실제 그랬고 안심해서 촬영을 마칠 수 있다"라고 봉준호 감독과의 일화와 송강호에 대한 믿음을 밝혔다. 이에 박경림은 '송강호 태양설'이라고 해 웃음을 더했다.
아쉽게 현장에는 참석하지 못한 배두나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빈틈 없고 버릴 게 없는 연기였다. 한정된 공간에서 미묘한 타이밍, 잠깐 뒤돌아보는 미묘한 순간을 통해서 다양한 감정을 표현했다. 저력이 대단한 배우, 훌륭한 배우라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한국의 보물 같은 배우들, 스태프들과 함께 했다. 재미가 없으면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모두가 납득할, 저도 좋아할 만한 작품을 만들었다. 칸에서 첫 출발을 잘 하게 되는 것 같다. 개봉을 알둬 기쁘고 기다려진다. 한국 개봉 때는 한국에 직접 찾아가서 전하고 싶다"라고 감격스러운 소감을 덧붙였다.
'브로커'는 오는 6월 8일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사진=정소희 기자(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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