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2023년 그래미 상(Grammy Awards)에서 정규 3집 'Harry's House'로 Album of the Year(올해의 앨범상), Best Pop Vocal Album(베스트 팝 보컬 앨범상) 등 2관왕을 수상한 영국의 팝 가수 겸 배우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가 지난 3월20일에 첫 내한 공연을 펼쳤다. 타이틀곡 '애즈 잇 워즈'(As It Was)는 빌보드 '핫100' 1위를 15회 기록하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영한사전에는 모두 '성별(性別)'로 해석되어 있는 sex/gender의 차이를 알아보자. 병원에서 태어나는 아기에 손목에는 분홍색이나 파란색의 팔찌가 채워진다. 병원 양식에 기재를 해야 하는 건 sex/gender 중 어느 것일까? 아기의 성별은 gender가 아닌 sex에 해당한다.
태어나 자라면서 분홍색 팔찌와 파란색 팔찌는 문화,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생긴 나의 성(性)은 sex/gender 중 어느 것일까? 이는 gender(젠더)이며, 기내에서 입국을 위한 양식 등 각종 양식에는 모두 gender라고 표기 되어 있다. female/male 중 한 곳에 표시 하게 되어 있으며 man/woman 이라는 단어는 양식에서 볼 수 없다.
genderless(젠더리스)는 gender와 less(없는)의 합성어로 남성이나 여성 중 한 곳에 치우치지 않는 룩(look)을 젠더리스 룩이라고 한다. 엔드로지니스(androgynous), 젠더뉴트럴(gender-neutral), 유니섹스(unisex), 젠더플로이드(gender-fluid)등이 같은 맥락을 지니고 있는 표현들이다.
단 다소 구별이 되어야 하는 것은 남자가 화장을 하며 여장을 할 경우는 '드래그 퀸(Drag Queen)'이라고 하며 이는 주로 오락을 목적으로 여성스러운 의상과 화장을 하는 남자를 말한다. 반대로 여자가 남장을 하는 경우는 '드래그 킹스(Drag Kings)'라고 한다.
해리 스타일스의 젠더리스 스타일은 구찌(Gucci)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의 눈에 띄어 젠더뉴트럴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해리스 리드(Harris Reed)가 그의 의상을 디자인 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의 잡지 화보, 시상식의 의상들은 보면 스커트는 물론, 시스루(see-through) 블라우스, 핑크색 드레이핑(draping) 드레스 등 드래그 퀸과 같은 의상들이 있다. 하지만 남성 슈트에 여성스러운 칼라 셔츠, 크롭 블레이저(cropped blazer) 안에 블링블링한 탱탑(tank top)으로 꼭 한 가지 정도의 fashion statement에 여성스러움을 연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그린 색의 화려한 줄무늬 슬립리스 점프슈트(stripped sleeveless jump suit)를 입고 태극기를 몸에 두르며 한국 팬들에게 확실한 팬 서비스를 선사 하였다.
젠더리스 패션을 추구 하는 캐나다 디자이너이인 Rad Hourani는 이렇게 말했다.
"Genderless fashion is freedom. It’s about embracing who you are and feeling comfortable in your own skin, without the constraints of societal norms and gender stereotypes."(젠더리스 패션은 자유이다. 그것은 사회적 규범과 성별 고정관념의 제약 없이 자신이 누구인지를 포용하고 자신의 피부에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다.)
남의 시선이 편안함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나의 피부가 자신감과 편안함을 주는 룩이 젠더리스 룩인 듯싶다. "You know it's not the same as it was."(예전 같지 않다는 거 너도 알잖아- As it was 가사 일부)를 떼창한 예전 같지 않은 한국 팬들의 사랑을 피부로 듬뿍 느꼈을 해리 스타일스. 앞으로의 음악과 패션 스타일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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