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아침마당' 도연스님이 '도전 스님 노래자랑'에서 우승을 안았다.
24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도전 꿈의 무대'에서는 부처님 오신날 특집으로 무상스님, 하유스님, 도연스님, 묘광스님, 정율스님과 4대종교중창단이 출연해 전국 스님 노래자랑이 펼쳐졌다.
이날 처음 등장한 무상스님은 "13년 전 주지가 됐지만 신도가 적어 절의 문턱을 낮추려고 한 달에 한 번 콘서트를 열었다. 오신 분들이 내게 노래를 요청해서 한 곡을 불렀더니 다들 좋아하시더라. 이후 올드팝을 부르며 음악회를 해왔다. 여러 절에서 나를 초청하고, 절 신도도 많이 늘었다. 노래로 포교하는 게 내 소임이라 생각하고 노래를 해왔다. 또 길에 나가 버스킹을 했다. 거기서 번 돈을 지자체에 기부하며 남을 도우며 행복을 느꼈다"고 밝히며 이문세 '사랑이 지나가네'를 열창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하유스님은 "나는 1991년 출가해 불교 정통 코스를 밟았지만 20여년 전부터 너무 파격적으로 춤을 추는 바람에 억측과 오해에 시달려 왔다. 스님이 미치지 않고서야 대중 앞에서 춤을 저 지경으로 추느냐, 가짜 승려가 아니냐, 마약한 것 아니냐는 소리까지 들었다. 방송 요청도 많았지만 나가지 않은 이유는 불교계에 큰 해를 끼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아침마당'에 출연한 스님이 강력 추천해 날 꾀었다. 때가 됐다. 잘못된 선입견을 해명하고 싶고 다른 스님께 묻어가고 싶다. 난 60여년 간 음주 흡연 한 번도 한 적 없다. 내 춤은 배운 적 없는 것이고, 저절로 동작이 나와 마음 가는대로 출 뿐이다. 내 춤을 따뜻한 시선과 너그러운 마음으로 바라봐 달라"고 말하며 설운도 '삼바의 여인'에 맞춰 춤을 췄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도연스님은 "나는 20대 어린 나이에 출가했다. 나는 물리학자를 꿈꿨던 영재였고 카이스트에 입학했지만 높은 성적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야 했다. 마음 한구석에서 '왜 나는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나. 이러려고 공부한 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기력하고 허무한 삶을 살았다. 그러던 중 명상을 통해 내면 세계가 채워짐을 느꼈고, 내가 원하는 행복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들어 출가하게 됐다. 부모님의 반대가 무척 심했다. 명문대에 보내놨더니 아들이 다 포기하고 절에 들어가겠다고 했으니. 부모님께 죄송해서 열심히 공부해 10년 만에 대학도 졸업했다. 지금은 부모님도 내 마음을 이해해준다. 난 지금도 행복을 위해 학업과 수행에 정진한다. 현대명상 주제로 박사학위로 받았다. 노래를 해주면 신도들이 좋아해줘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소리 공양 열심히 해보겠다"며 이찬원 '시절인연'을 열창했다.
이어 묘광스님은 "나는 고등학교 졸업 후 낮에는 은행, 밤에는 야간 대학에 다녔다. 석사, 박사 강단 밟으며 강의를 했다. 하지만 공부를 할수록 가슴 뚫린 허전함이 있어서 입산을 마음 먹었다. 어머니는 내 손을 잡고 '포기할 것 같으면 가지 마라'고 했다. 그 말은 절집 생활에 회의 들 때마다 나를 잡아줬다. 수행자로 살면서 행복했던 건 어머니를 10년 넘게 모신 일이다. 친구 어머니 발인식을 갔다가 어머니를 만나러 갔는데 잘 때 숨 소리가 이상하더라. 알고보니 1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졌다가 기적적으로 회복했지만 1년 만에 재발했던 것이다. 어머니를 뵈러 가지 않았다면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그래서 어머니와 산에서 생활했다. 그 때 어머니는 노래하는 나를 보고 좋아하며 '법문이 따로 없다. 상대가 즐겁고 행복하다면 그게 법문이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어머니는 10년 넘게 행복하게 사셨고 나는 열심히 노래하고 있다"며 임영웅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를 열창했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정율스님은 "나는 어려서부터 노래를 좋아했다. 그러던 중 법문에 빠져들었고 고등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인생 무상을 느끼고 출가를 결심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출가했고 1988년에 산속 음악회에 참석해 타 종교와 함께 음악을 했다. 그렇게 비구니가 되고 10년 만에 원광대 음악대에서 성악을 전공하게 됐다. 음대 학비가 그렇게 비싼 줄 몰라서 4년간 수석으로 학교를 다녔다. 종교를 뛰어넘는 음악을 하고 싶어서 2012년에 명동성당에서 노래를 불렀다. 불교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를 막론하고 1천여 회가 넘는 음악회를 했다. 내 종교가 귀하면 내 친구의 종교 역시 귀하다는 생각으로 살아간다. 요즘은 신부님, 목사님, 교무님과 함께 노래를 부른다"며 다 함께 노사연 '만남'을 불렀다.
그 결과 도연스님이 우승의 기쁨을 안았다. 도연스님은 "생각도 못했다. 앞으로 공양 잘 올리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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