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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무인도의 디바'들의 패션


tvN 새 주말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는 무인도에 15년간 갇혔던 소녀가 드론으로 구출되어 학창시절에 동경하던 디바를 만나면서 자신이 진정한 디바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는 힐링 드라마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못지않은 인기몰이가 예상된다.

2회에서 두 주인공이 연출한 보라색 룩에 대해서 알아보자. 16세 서목하(박은빈 분)가 입었던 초록색 폴로 티셔츠가 31세가 되어 구출될 때는 노란색으로 색이 바래있었다. 이와 같은 디테일을 보여 주며 구출된 목하는 바이올렛 트랙 슈트(violet track suit)을 입고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목하 이미지를 연출하였다.

'무인도의 디바' 박은빈 스틸. [사진=tvN]
무인도의 디바 김효진 [사진=tvN]

운동복, 추리닝이라고 하는 트랙 수트(track suit)는 오랫동안 문화를 반영하며 패션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1960-70년대에는 주로 운동선수들 입다가 1980년대의 힙합 유행과 함께 팝 아티스트들이 운동복을 즐겨 입으며 평상복으로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1990년대로 접어 들면서 벨벳 운동복의 대유행을 이끌었던 중심에는 쥬시 꾸뛰르(Juicy Couture)라는 브랜드가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조깅팬츠는 가장 게으른 사람들이 주로 입는다.(Ironically jogging pants are mostly worn by the laziest people.)"라는 것을 증명하듯 그 당시 Juicy라는 로고가 찍힌 벨벳 트랙 수트는 절대 운동복이 아닌 패셔니스타의 평상복이었다.

이와 같은 트랙 수트는 1991년에는 포스트 소비에트 연방어로 '곱니크(gopnik)'라고도 불렸다, 곱니크는 'Gorodskoe Obshestvo Prizreniya'를 GOP으로 줄임말로, '도시 복지 협회'라는 의미를 지닌다. 특히 3선의 아디다스(Adidas)을 입는 젊은 남성들이 무리지어 앉아 해바라기 씨를 안주 삼아 저렴한 보드카를 마시는 모습에서 유래된 표현이다. 20세기 다소 하위문화를 대표했던 트랙수트는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애슬레져(athleisure = athletic + leasure)룩의 유행으로 나이키, 아디다스 뿐만 아니라 구찌, 발렌시아가, 루이비통과 같은 하이브랜드가 트랙 수트 출시에 가세하여 운동장으로 향하든 캐주얼한 날이든 트랙 수트는 편안하고 스타일리쉬한 잇템이 되었다.

목하가 동경하던 디바인 윤란주(김효진 분) 또한 진한 바이올렛 컬러인 머메이드 드레스(mermaid dress)를 입고 무대에 오르며 목하가 무대 뒤에서 립싱크를 하는 투샷이 연출되었다. 인어(mermaid), 피쉬테일(fishtail)의 모양을 하고 있기에 불러지는 이 드레스는 신부 드레스(bridal dress), 프롬 드레스(prom dress)라고도 한다. 1950년대에 할리우드 셀럽들이 레드 카펫을 밟으며 세련됨과 고급스러움의 상징인 머메이드 드레스를 자주 착용하여 그 매력을 더했다. 화려함과 웅장함을 강조하기 위해 드레스 끝부부분에 프릴(frill), 툴(tulle)과 같은 장식으로 길게 늘어뜨리는 부분을 '트레인(train)'이라고 한다.

16세의 감성을 갖고 있지만 어떠한 고난도 이결 낼 거 같은 서목하와 화려함 뒤에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줄 것 같은 윤주란과의 워맨스(womance)가 기대되는 드라마다.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

◇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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