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① 류준열 "'외계+인' 통한 배움…김성철·안은진과 회식 좋더라"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류준열이 '외계+인' 2부로 돌아왔다. 캐릭터와 작품 뿐만 아니라 평화가 가득했던 촬영 현장을 회상하며 애틋함을 전한 류준열이다. 배우, 인간으로서 성장하기도 했다는 류준열의 '외계+인' 시리즈 사랑이 가득 느껴지는 순간이다.

오는 10일 개봉되는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현재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최동훈 감독의 첫 시리즈물 연출작의 완결편으로, 2022년 여름 개봉된 1부가 남긴 모든 궁금증이 해결되면서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류준열은 무륵 역을 맡아 김태리, 김우빈, 이하늬,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진선규 등과 호흡을 맞췄다. 얼치기 도사로 강렬한 액션부터 감정 열연까지 완벽하게 소화한 류준열은 '외계+인' 2부에서도 존재감을 발산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다음은 류준열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오랫동안 촬영했고 개봉까지도 오래 걸렸는데, 이제 마무리하는 소감이 궁금하다.

"촬영만 387일 하고 다 개봉이 되기까지 3~4년이 됐다. 감독님은 그 전부터 준비했다. 공을 더 많이 들였기 때문에 그 어떤 작품보다 애정이 가고 시원섭섭한 느낌이 있다."

- 1부가 흥행 면에서는 부진했는데 배우로서의 생각은 어떤가?

"연기도 그렇고 사람이 살아가면서 무언가를 했을 때 결과가 다 만족스러울 수는 없다. 각오가 되어 있고, 그게 영향받지 않으려 하고 있다."

- 최동훈 감독이 재촬영을 하기도 하고, 배우들에게 녹음을 다시 해달라고 하기도 했다고 했다.

"저는 재촬영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이 다 영화에 대한 애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오히려 좋은 것 같다.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저는 내레이션 녹음을 해서 보냈다. 감독님이 1부를 못 봐도 2부를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만드셨는데, 관객들이 이해하기 좋게 하는 대사들이다. 대사를 틀렸거나 단어 선정이 잘못되어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대사를 녹음했다."

- 1부보다 더 감정적인 부분이 드러나는 장면이 많았는데 어떻게 심혈을 기울였나?

"엔딩을 찍을 때 배우들이 다 모인다. 이 순간이 영화가 이야기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데, 대장정의 마무리를 다 모여서 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연결이 됐다. 제가 '외계+인'에서 많은 배우를 만나 작업을 했는데, 정말 다 좋은 사람들이다. 현장이 평화로웠다. 애틋하기도 한데 그 감정이 영화에 옮겨진다. 캐릭터들이 다 모여서 세상을 구한다. 이런 그것들이 연결되더라. 감독님은 사람과의 만남, 인연, 운명을 이야기하고자 하신 거다. 엔딩 촬영하고 나서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가 되더라."

- 추위도 그렇고 촬영을 하면서 힘든 지점이 많았을 것 같다. 그것이 이런 애틋한 감정, 인연의 소중함으로도 이어지는 것이 있었나?

"추위는 정말 힘들었다. 우리가 어떤 목표를 향해 갈 때 무언가를 하면서 견딜 때도 있지만, 아무것도 안 하면서 견딜 때도 있다. 그 결이 다르다. 현장도 그렇다. 엔딩 장면을 두 달 찍었는데, 모든 배우가 두 달 내내 나와서 촬영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배우들 대부분이 다 나왔다. 협동과 동료 의식이 있다. 자신의 분량이 없어도 카메라가 돌아가다 보면 걸릴 수도 있지 않나. 내가 분량이 없다는 이유로 출근을 안 했을 때, 감독님과 스태프들은 불편할 수 있다. 또 그 배우가 있으면 더 좋을 수도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배우가 다 와서 분장하고 기다린다. 그렇게 했는데 한 컷도 못 찍고 집에 갈 때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럼에도 같이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보탬이 된다는 것을 느꼈다.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성장하는 순간이었다."

- 다른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같이 기다리고 했다는 것일 텐데, '외계+인' 현장이 특별히 그랬다는 의미인 건가?

"그렇다. 다른 현장도 다 출근하면 좋긴 한데, 사실 그런 일이 흔치는 않다. 또 제작진이 알아서 배려하기 위해 안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안 가면 모르는 거고 가 보면 안다. 그들이 우리를 배려하는 것처럼, 우리도 군소리 없이 기다려주는 것도 그들을 리스펙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순간이다. 최동훈 감독님 현장이 그렇다는 걸 알고 있었고, 현실에서 부딪힐 때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배우들이 견뎌내는 것을 보고 많이 배웠다."

- 신선들과 합을 맞춘 무술 동작은 어떻게 연기했나?

"막연함이 있었다. 뭘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서 고민했는데, 조우진 선배가 안무를 가지고 오셨다. 그래서 수월하게 촬영했는데 감사했다. 저보다는 우진 선배가 더 고생을 많이 했다."

- 2부에서 현대로 넘어오게 되면서 김우빈과 연기 합을 맞추게 됐는데 어땠나?

"저는 이 영화를 찍으면서 더 확신하고 느낀 것이 배우가 리허설을 해야 하는 이유였다. 자세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였다. 리허설은 촬영 들어가기 전에 이렇게 할 거라는 약속을 하는 것이고 상대 배우가 수월하게 연기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주는 예의이기도 하다. 배우들과 시간을 많이 보냈는데, 특히 김우빈과는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런 지점을 많이 알고 나서 연기를 하니까 교감도 되고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하게 된다. 통상적인 예의를 넘어 내밀하게 그 상대를 알고 연기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김우빈과 연기하면서 알게 됐다."

- 염정아 배우의 식혜가 굉장히 유명해졌지 않나. 선물 받았나?

"어느 날 식혜가 집에 왔다. 주소가 있었는지 툭 보내셨더라.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니라 많이 보내셨다. 감사한 감정이 첫 번째인데, 이걸 만드실 때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싶더라. 또 몇 병을 보낼지 생각하는 그 마음이 깊게 느껴지니 감사하더라. 결국엔 동생들이 잘해서가 아니라 형들이 하면 동생은 따라가게 되는 것 같다."

- 그렇다면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가거나 마음을 전해본 적이 있나?

"저는 이제 시작인 것 같다. 사실 회식 같은 걸 즐기지는 않는다. '올빼미' 촬영할 때 안타깝게도 형이더라. 안은진, 김예은, 조윤서 배우와 다 같이 김성철 공연을 보고 모인 적이 있다. 보통 공연을 보고 후다닥 가는 편인데, 다 같이 모여서 밥도 먹고 얘기하는데 좋았다. 동생들도 좋아하고 많이 배웠다. 그걸 예전엔 몰랐다. 이런 자리를 가지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됐다. 혹시나 과해지지 않을까 걱정, 염려도 있지만 좋은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