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전도연, 27년 만에 '벚꽃동산'…'韓 메릴 스트립' 도전

[조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믿고 보는 배우' 전도연이 박해수, 연출가 사이먼 스톤과 함께 '벚꽃동산'으로 찾아온다.

전도연은 23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연극 '벚꽃동산' 제작발표회에 사이먼스톤, 배우 박해수·손상규, 무대 디자이너 사울 킴, 이현정 LG아트센터장과 참석했다.

안톤 체호프 원작 '벚꽃동산'은 십여 년 전 아들의 죽음 이후 한국에 돌아온 '송도영'(전도연)이 달라진 서울의 모습과 떠들썩한 사회 분위기를 접하고 그녀의 가족들이 살았던 집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연극 '메디아', '입센하우스', 영화 '나의 딸' 등 고전 재해석에 탁월한 세계적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 참여해 원작의 러시아 배경을 서울로 탈바꿈했다. 전도연은 원작의'류바'를 재해석한 송도영 역을, 박해수는 '로파힌'을 재해석한 '황두식'을, 손상규는 도영의 오빠 '송재영'을 맡았다.

전도연은 27년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하는 것으로 화제가 됐다. 그는 출연 계기와 관련해 "오랫동안 다양한 작품을 했지만, 저로서는 앞으로 해야 할 작품, 도전할 작품이 더 많다"며 "정제된 모습을 보일 수 없는 연극에 대한 두려움도 컸지만 연출 사이먼 스톤 등 매력적인 부분이 있어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평가를 받을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제가 이 작품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생각한다면 작품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무대에서) 실수할 수 있겠지만 그를 통해 성장하고 좋은 작품을 하고싶어 참여했다. 실수하겠지만 예쁘게 봐주실 것"이라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영화, 드라마 데뷔 이후에도 꾸준히 연극에 참여하는 박해수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전도연'을 들었다. 그는 "훌륭한 배우들이 많지만 그간 전도연 선배님과는 한번도 무대를 해보지 못했다"며 "그래서 더 참여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해수는 학창시절 '벚꽃동산'을 자주 연습했다며 도전하고 싶었던 작품이라고 부연했다.

연출가 사이먼 스톤은 박찬욱 감독 영화 '올드보이'를 시작으로 한국 드라마, 영화를 꾸준히 접했다며 한국과 한국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 배우들은 다른 나라 배우와는 다르다. 희극과 비극을 오가는 게 쉽지 않은데, 한국 배우들은 장르를 넘나드는 재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도연 캐스팅과 관련해 "이 작품에는 '메릴 스트립' 같은 배우가 필요했다. 굉장히 어렵고 매력적인 역할인데 전도연은 나쁜 역할도, 선한 역할도 모두 매력적인 배우였다"며 전도연을 '한국의 메릴 스트립'이라고 평가했다.

'오징어 게임'으로 이름을 알린 박해수에 대해서도 "전 세계 배우 중 제일 좋아하는 배우"라며 "(황두식)은 작품 말미에 가면 가장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박해수는 그런 점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전도연과 박해수도 과거 '메디아' 등 사이먼의 작품을 관람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연출가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사이먼은 "체홉의 '벚꽃동산'은 사회 변화 속 혁신, 갈등 등 급변하는 세태를 반영하는 작품이다. 작품의 멜랑콜리한 정서를 보여주기 위해 한국을 배경으로 각색했다"며 "영화와 연극의 차이는 '그날그날 다르다'는 데 있다. 연극이 가진 아름다움이라 생각한다"고 관람을 당부했다.

박해수는 "원작의 '세력'이 몰락하는 회사로 바뀌고, 저(황두식)도 사업가로 대체됐다"며 "(작품을 통해) 2024년 우리의 이야기와 숙제, 고민을 같이 해결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작품의 매력을 전했다.

전도연의 연극 도전, 박해수·사이먼 스톤이 함께하는 '벚꽃동산'은 오는 6월 4일부터 7월 7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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