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탕웨이가 남편인 김태용 감독과 '원더랜드'로 돌아왔다. 다시 감독과 배우로 원더풀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이다. 여전히 밝고 유쾌한 매력이 인상적인 탕웨이는 질문 하나하나에 성심껏 대답하는 동시에 특유의 위트도 더하며 인터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다. 역으로 기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기분 좋은 리액션으로 모두를 웃게 했다. 1시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탕웨이가 왜 사랑 받는 배우인지 확실히 깨닫게 된 순간이다.
오는 5일 개봉되는 '원더랜드'(감독 김태용)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다.
'가족의 탄생', '만추' 등 탄탄하고 섬세한 연출력으로 평단과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김태용 감독의 신작으로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을 마주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한다. 탕웨이와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등이 열연했다.
남편 김태용 감독과 '만추'에 이어 다시 호흡한 탕웨이는 어린 딸에게 자신의 죽음을 숨기기 위해 '원더랜드' 서비스를 의뢰한 엄마 바이리 역을 맡아 특별출연한 공유와 남다른 케미를 형성했다.
탕웨이는 2007년 이안 감독의 영화 '색, 계'로 스크린 데뷔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김태용 감독과 인연을 맺은 영화 '만추'로 한국영화계에 입성하며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외국인 배우 최초로 수상했다.
그리고 이번엔 남편인 김태용 감독과 두 번째로 작업한 '원더랜드' 속 바이리로 돌아왔다. 딸에게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었지만 항상 일 때문에 바빠 함께 하는 시간이 부족했던 바이리는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어린 딸의 곁을 조금이나마 더 지켜주고 싶어서 '원더랜드' 서비스를 직접 의뢰한다.
탕웨이는 인공지능으로 복원된 인물의 혼란스러운 내면을 섬세하고 흡입력 있게 그려내 호평을 이끌었다. 탕웨이가 완성한 모녀 서사에 눈물 흘렸다는 관객들의 평이 쏟아질 정도로 더욱 깊어진 탕웨이의 연기 내공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탕웨이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개봉 소감이 궁금하다.
"개봉을 앞두고 많은 분이 보고 어떤 느낌을 가질까 하는 기대감과 긴장감이 있다. 많은 반응을 보고 싶다. 만약 댓글 남겨주시면 번역해서 볼 거다. 궁금한 점은 보신 분들이 실제 생활과 연관시키고 거기서 감정을 느끼는지다. 시사회 끝나고 15살짜리 소녀의 엄마, 아빠가 딸이 바이리가 병상에 있는 모습부터 울더니 끝까지 울었다고 전해줬다. 너무 놀랐다. 이 이야기가 소녀의 마음, 감정을 어떻게 건드렸길래 그렇게 울 수 있었을까. 어떤 친구들은 영화를 보면서 우는 정도로 MBTI의 F와 T를 구분한다고 하던데 그것도 재미있다. 영화가 그런 기능까지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기자님들도 울었는지 안 울었는지 정말 궁금하다.(웃음)"
-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흥미롭게 다가온 부분은 무엇인가? 바이리를 통해서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궁금하다.
"저는 감독님이 아이디어 구상할 때부터 꾸준히 이야기를 들었다. 제가 마치 실험 대상인 것처럼 저에게 얘기하고 물어보더라. 배우의 입장에서 대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건 "찍습니다"라며 촬영 들어간다고 할 때였다. AI를 다루는 이 작품이 좋았던 건 이 안에서 그 소재를 통해 다양한 인물의 관계를 보여주고 가능성을 펼쳐나갈 수 있는 대본이기 때문이다. 감독님은 제가 봤을 때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고, 버리지도 않고 꼼꼼하게 넣고자 했다. 마치 과학자가 된 것 같았다. 과학자처럼 꼼꼼하게 연구하고 놓치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그걸 창작을 하는 예술인으로서 담아내야 한다. 그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감독님이 그런 시도하는 걸 저는 옆에서 즐겼다. 만약 '원더랜드'라는 영화의 시나리오를 지금 다시 쓰라고 하면 다른 방향의 작품이 나올 거다. 사고의 영역, 위치나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 김태용 감독은 탕웨이 배우가 자신에게 질문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 하더라. 바이리에 대해 어떤 질문을 가장 많이 했나?
"제가 언제 질문을 많이 했다고 그러시나? 그분이 저에게 더 많이 했다. "그 상태라면 어떻게 할 것 같나?", "어려서 꿈이 뭐였을 것 같나?"라고 물어본다. 그걸 다 녹음했고, 제가 운 적도 있는데 그걸 다 녹화했다. 감독님은 제 안에서 뭔가를 파내고 끄집어내려고 하고 저는 '파내세요'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그랬는데 누가 누구에게 질문했다고 하는 건가.(일동 웃음)"
- 아이디어 구상할 때부터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는데, 현재 완성본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감독님은 이야기꾼이다. 감독님의 언변에 속은 것 같다.(웃음)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감독은 좋은 감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배우를 끌어들이고 자신을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감독님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처음과 똑같다. 그 과정에서 많은 생각을 하고, 과학 실험하는 사람들이 결과를 내듯 실험하는 것을 봤다. 그렇기 때문에 변화가 있긴 했지만 메시지는 바뀌지 않았다."
- 그렇다면 영화에 자신의 아이디어가 녹아있는 것이 있나?
"제 딸 역할을 맡은 아이를 선택할 때 마지막 선택 과정에서 감독님과 상의하고 의논을 했다. 거기서 의견을 더 많이 제시한 것이 저였고, 그 배우가 캐스팅됐다."
- 김태용 감독과 결혼하고 나서 같이 처음으로 한 영화인데, 남편과 감독으로서의 차이는 무엇인가?
"인간이 태어나 평생 살면서 가장 큰 지점이 생로병사일 텐데, 제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의 지점은 딸의 탄생이다. 어떤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 밖에서 주는 것에 대해 어떻게 리액션하고 받아들이냐 하는 힘이 달라졌다. 감독님과의 달라진 점은 예전보다 익숙해졌다는 것이다. 하나의 장면이나 일을 할 때 얘기하고 다음 단계로 가는 것에서 시간이 걸렸다면, 지금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시간이 빨라졌다. 정유미, 최우식 배우도 '부산행' 이후 8년 만 영화에 대한 느낌을 얘기하는데 말하지 않아도 아는 케미, 호흡이 있다. 저도 그런 것 같다. 작품을 통해 호흡이 잘 맞았다면 다음 작품으로 연장하는 작업이 좋은 것 같다."
- 혹시 다음에도 김태용 감독이 함께하자 제안하면 할 의향이 있나?
"거절은 불가능하다. 저는 그분의 사고와 생각을 잘 알고 잘 맞는다. 감독님이 관심과 흥미를 느끼는 것에 저도 공통적인 관심이 간다. 가끔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던지면 그분은 거기에 더해 사고하고 공유하고 얘기한다. 행운인 것 같다. 저는 감독님과 싸워본 적이 없다. 있긴 한데 그건 아이 (육아) 때문이다."
- 영화를 보고 나면 '원더랜드' 서비스를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 서비스는 의학계, 병원에서 치료의 방식으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심리적으로 저하된 환자가 이 서비스를 사용할 때 전문적으로 컨트롤해줄 수 있는 의사나 사람이 '여기까지 보시면 된다'라고 해주면 되지 않을까. 중독되면 못 빠져나오니까 컨트롤을 해준다면 좋은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