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현역가왕'으로 쏘아올린 공이 '한일 가왕전'을 거쳐 '한일 톱텐쇼'로 이어지고 있다. 프로그램을 제작한 크레아스튜디오 서혜진 대표는 "트로트를 통해 한일 관계에 조금이나마 문화적 진전을 이뤘다니 감사하다"고 했다.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아만티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서혜진 대표는 "한일가왕전이 두자릿수 시청률이 나올거라는 생각을 전혀 못했다. 수치적인 부분에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했다.
지난 4~5월 방송된 '한일 가왕전'은 한국과 일본의 트롯 국가대표 Top7이 펼치는 한일 음악 국가 대항전으로, 최고시청률 11.9%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한국의 '현역가왕'과 일본의 '트롯걸스재팬'의 TOP7이 만난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서 대표는 '불타는 트롯맨' 제작 당시부터 일본시장 진출을 생각해 왔다. 한국을 넘어 성인가요 시장의 확장성을 위한 결단이었다. 이후 '현역가왕'을 준비하며 '트롯걸스재팬'으로 결실을 맺었다. 그 시기가 1년 반 가량이다.
서 대표는 "일본 플랫폼을 잡는 데 오래 걸렸다. 이를 뚫고 오디션 론칭까지 하는데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라면서 "'트롯걸스재팬'과 종영시점을 맞추기 위해 '현역가왕' 첫 방송을 3주 가량 미뤘다. 이후 일본 TOP7을 한국에 데려와 3주간 트레이닝을 하고, '한일가왕전'을 녹화했다. 초반엔 4회분을 생각했다가 양국의 분위기가 좋아서 회차를 6회까지 늘렸다"고 했다.
"한일가왕전을 통해 일본 사람들이 편안하고, 감성을 건드리는 이지 리스닝 곡을 선호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또한 한국의 성인음악 소비층과 J팝을 좋아하는 젊은세대는 일본 문화에 오픈마인드라는 걸 깨달았어요. 마지막으로 '국뽕에 기댄 대결구도'라는 제작진의 기대는 패착이었죠. 시청자들 덕분에 오히려 제작진이 많이 배웠습니다."
당초 '한일가왕전'은 한국의 트로트와 일본의 엔카의 대결구도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서 대표는 "엔카 시장은 좁고, 일본인들의 듣는 귀는 달라졌다"라며 "트로트는 일본에서 일반 대중가요의 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트롯걸재팬'은 케이블 유료채널에서 방송돼 우리나라 '현역가왕' 만큼의 임팩트는 없었어요. 오히려 '한일가왕전'이 방송되며 역으로 일본 언론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죠. 한국의 음악 오디션에 J팝이 스며들었고, 한일관계에 문화적 진전이 있다는 반응이 있더라고요. 작게나마 도움이 됐다는 생각이 들어 좋아요."
'한일가왕전'의 인기는 MBN '한일톱텐쇼'로 이어졌다. '한일톱텐쇼'는 한일 국가대표 현역 가수들이 출격, 치열한 명곡 대결을 벌이는 음악 예능 쇼. 매주 화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서 대표는 "'한일가왕전' 콘서트를 한국과 일본에서 준비 중이다. 일본에서 공연하는 '현역가왕' 콘서트에는 '트롯걸스재팬' 멤버들이 게스트로 출연한다"라며 "9월엔 일본 방송에서 '일한가왕전'을 선보인다"고 향후 계획을 덧붙였다.
한편 서혜진 대표는 TV조선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을 선보이며 트롯 열풍을 일으킨 선두주자. 이후 크레아스튜디오를 설립, '불타는 트롯맨' '현역가왕' 등을 선보였다. 현재 '현역가왕' 남성편을 준비 중이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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