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고품격 엔터테인먼트 경제지 조이뉴스24가 창간 20주년을 맞아 9월30일부터 10월8일까지 2024년을 빛낸 드라마, 예능, 영화, 배우, 가수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는 엔터테인먼트사·방송사 재직자, 영화 및 방송 콘텐츠 제작자, 연예부 기자 등 업계 종사자 200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를 부문별로 소개한다.[편집자]
2024년에도 수많은 예능이 시청자들과 만났다. 관찰 예능과 연애 리얼리티 예능의 꾸준한 인기 속 이를 변주한 수많은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TV예능, OTT 오리지널 못지 않게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웹예능의 영향력도 커졌다.
눈높이가 높아진 시청자들은 예능 소재 고갈과 식상한 아이템 등을 지적했고, 예능 회의론도 불거졌다.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던 예능계에, 모처럼 '대박'이 터졌다. 하반기 선풍적인 인기를 끈 넷플릭스 '흑백요리사'가 '2024년 최고의 예능'으로 선정됐다. JTBC '최강야구' 마운드 위 승부사들도 시청자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 예능이었다.
◇ '흑백요리사', 이븐하게 터졌다…신드롬 타고 시즌2 제작 확정
100명의 셰프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요리했다. '흑백요리사'는 무려 과반수가 넘는 108표를 얻어 '최고의 예능' 1위에 올랐다. 압도적인 수치에서 알 수 있듯, '흑백요리사' 열풍은 대단했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은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 80명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 20명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넷플릭스에서 한국 예능 최초로 3주째 비영어권 TV 부문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K콘텐츠 열풍을 다시 지폈다.
먹방과 요리를 주제로 내건 예능은 차고 넘쳤지만, 시청자들은 '흑백요리사'에 열광했다. 드넓은 주방에서 수십여 명의 셰프들이 일사분란하게 요리하는 블록버스터급 스케일도 놀랍지만, '흑'과 '백'으로 계급이 나뉘어진 요리사들의 경쟁 구도가 흥미를 부추겼다. 선망의 대상이자 명성 있는 스타 셰프들(흑수저)과, 그들을 동경하면서도 실력으로 뛰어넘고 싶어하는 무명요리사들의 계급 구도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됐다는 반응도 이끌어냈다.
여기에 셰프들의 특징을 반영한 캐릭터 네임, 요리 경연 과정에서의 상상초월의 미션과 파격적인 룰, 셰프들의 창의적인 요리는 시청자들의 오감을 만족시켰다.
'요식업계의 대가'로 꼽히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국내 유일의 미슐랭 3스타인 안성재 셰프의 심사평도 빼놓을 수 없다. 백종원이 공정한 블라인드 심사를 위해 안대를 쓰고 음식을 받아먹는 장면은 '밈'이 됐고, 안성재의 '이븐(even·고르게)하게', '익힘 정도'와 같은 심사 표현은 유행어가 됐다.
출연자들은 스타가 됐다.'흑백요리사' 우승자 나폴리 맛피아 권성준, 준우승자 에드워드 리를 포함해 최현석, 정지선, '나야~들기름'의 주인공 최강록, '요리하는 돌아이' 윤남노, '이모카세' 김미령셰프 등이 스타덤에 올랐고, 각종 프로그램 러브콜도 쏟아지고 있다. 셰프들이 운영하는 식당 예약 앱이 마비되고, 편의점·식품기업도 '흑백요리사' 마케팅이 불붙었다. 과거 방영된 '한식대첩' '마셰코' 등 과거 프로그램이 재조명 됐고, '냉장고를 부탁해'는 5년 만에 부활한다. 인기 부작용으로 일부 출연자들이 사생활과 빚투 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흑백요리사'는 인기에 힘입어시즌2 제작도 일찌감치 확정 지었다. 백종원과 안성재 셰프는 시즌2 역시 긍정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최강야구', 마운드 위의 승부사들 예능도 접수
셰프들에 이어 야구 선수들마저 '예능 선수'들을 앞질렀다. JTBC '최강야구'는 24표를 얻어 2위에 올랐다.
'최강야구'의 인기가 이번 시즌에도 식을줄 모르고 있다. '최강야구'는 이대호, 박용택, 정근우, 니퍼트 등 은퇴한 전설의 선수들과 유망주들이 뭉쳐 최강 몬스터즈를 결성, 승률 7할을 지켜야만 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콘셉트를 갖는 야구 예능프로그램이다. 지난 4월 15일 시작된 시즌3 역시 매 회 시청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
'최강야구'는 예능프로그램이지만, 다큐보다 진정성 있고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 하다. '최강몬스터즈'를 이끌고 있는 '82세 야신' 김성근 감독은 체계적인 고강도 훈련과 뛰어난 전략, 그리고 선수들을 향한 아낌없는 애정으로 프로그램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왕년의 스타들이자 은퇴한 '아재' 선수들도, 열정과 패기를 자랑하는 아마추어 선수들도 현역 선수들 못지 않게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고 있다. 아마추어 선수들의 성장 스토리도 뭉클하다. 무명의 대학선수로 등장해 상위타선까지 성장한 임상우나 '최강야구' 시즌2'에 출연했던 황영묵, 고영우, 정현수, 원성준 등 영건들이 프로 유니폼을 입는 과정은 그야말로 '최강야구' 팬들을 뿌듯하게 만든 드라마였다. 야구팬이 아니더라도 이들이 보여주는 성장사에 울컥하고, 이를 계기로 '야구'에 입덕했다는 스타들이 많다.
SK와이번스, 한화이글스에 이어 '최강몬스터즈'에서 세 번째 만남을 이룬 김성근 감독과 정근우의 특별한 서사, 무려 2144일 만에 선발 등판한 니퍼트, 영원한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 등 야구팬들을 즐겁게 하는 요소들도 한가득이다.
'최강야구'가 만들어내는 짜릿한 명승부에 탄탄한 야구 팬덤이 형성됐다. 지난 6월 최강 몬스터즈와 롯데 자이언츠가 맞붙는 직관 경기는 예매 당시 45명의 동시접속자수가 몰렸다. 지난 달 13일 열린 최강 몬스터즈와 덕수고등학교의 직관 경기까지, 2024 시즌 8회 연속, 전 시즌 16회 연속 매진 기록을 세우고 있다. 오픈 때마다 수만명이 동시에 몰리는 '피케팅'은 아이돌 못지 않은 팬덤을 자랑하는 '최강야구'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 '나는솔로'-'나혼자산다'-'핑계고', 예능 무한경쟁 시대
바야흐로 예능 무한경쟁 시대가 도래했다. TV 예능과 OTT, 그리고 유튜브 예능까지 플랫폼을 넘나들며 수많은 예능이 제작되고 있다. 연애 리얼리티와 관찰 예능, 솔루션 프로그램, 서바이벌, 추리 예능, 스타 토크쇼 등 장르도 다양하다. 이같은 예능환경의 변화와 무한경쟁은 설문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연애 예능의 인기가 꾸준하다. 리얼리티 연애 예능 열풍을 이끈 SBS Plus와 ENA의 '나는솔로(나는 SOLO)'가 11표를 얻어 3위에 올랐다. '나는 솔로'는 23기까지 오면서 '롱런'하고 있다. 반복되는 포맷이 식상할 법도 하지만 매회 화제의 출연자를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커플이 되고자 노력하는 일반인들의 '연애 스킬'을 평하는 재미부터 썸을 지켜보는 달달함, 최종선택에 대한 궁금함 등 복합적인 요소가 결합돼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부른다.
그 뒤를 이어 MBC '나 혼자 산다'와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유튜브 콘텐츠 '핑계고'가 각각 8표로 공동 4위에 올랐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프로그램은 지상파와 OTT, 웹예능으로 플랫폼이 다 다르다는 것.
'나 혼자 산다'는 MBC 대표 예능으로, 1인 가구 스타들의 일상과 단단해진 무지개 회원들의 케미 등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여섯번째 시즌을 맞은 'SNL코리아'는 전종서 등 핫한 호스트와 '육즙수지' 개그우먼 이수지 등의 패러디, 사회적인 문제와 유행 풍자 등으로 웃음을 안기고 있다. 다만 뉴진스 하니 국감 패러디 등이 선넘었다고 지적받는 등 논쟁거리도 다분하다. '핑계고'는 어떤 출연자가 와도 즐거운 수다를 떠는 유재석과 스타들의 유쾌한 에너지가 시너지를 내며 높은 화제성을 자랑하고 있다. 유재석이 진행하는 또다른 예능 프로그램인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은 7표로 그 뒤를 이었다. 유재석의 파워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나영석 사단의 '서진이네'와 '지락이의 뛰뛰빵빵'이 각 4표를 얻었고 '1박2일' '살롱드립' '런닝맨' '크라임씬 리턴즈' '마이네임이즈 가브리엘'이 각 3표를 얻었다.
이밖에도 '짠한형 신동엽'과 '노빠꾸 탁재훈' '안녕하세요 최화정이에요' '신들린 연애' '성적을 부탁해: 티처스' '심야괴담회' '곽준빈의 세계식당2' '태계일주3' '내아이의 사생활' '언니네 산지직송' '지구마불세계여행' '더시즌스' '전지적 참견시점' '돌싱포맨' '사장님 귀는 당나귀귀' '꼬꼬무' 등 취향을 반영한 다양한 답변이 나왔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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