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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세' 김수미, 연예계 활동 54년…드라마보다 파란만장한 삶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배우 김수미(본명 김영옥)가 25일 오전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했으나 사망했다. 향년 75세.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故김수미는 54년간 연예계 활동을 쉬지 않았다. 연기자로의 활약을 펼쳤고, 예능에서는 '욕쟁이 할머니'의 푸근한 매력을 어필했다. 특유의 손맛을 발휘해 음식 사업가로서의 영역도 개척했다.

연예계 활동 54년, 드라마만큼이나 파란만장했던 故 김수미의 인생사를 뒤돌아본다.

가수 별(김고은)과 배우 김수미가 4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친정엄마' 프레스콜에 참석해 열연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가수 별(김고은)과 배우 김수미가 4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친정엄마' 프레스콜에 참석해 열연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김수미는 1980년 MBC '전원일기'를 통해 큰 사랑을 받았다. 현재까지도 '일용엄니'로 불리는 그는 첫 임용네 역을 맡았을 당시 나이가 29세였다고 고백해 충격을 안겼다. 과거 한 프로그램에서 김수미는 "29살에 60대 할머니 역을 맡았다"라면서 "동기는 멜로 드라마 주인공을 하는데 나에겐 노인역할을 주니 오기가 생겼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전원일기'는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무려 1088부작으로 방송됐으며, 김수미는 '전원일기'로 MBC 연기대상을 거머쥐었다.

'전원일기'를 통해 시작된 김혜자와의 진한 우정은 큰 감동을 선사했다. 김수미의 남편이 사업실패로 빚더미에 앉았을때 전 재산을 내놓아준 사람이 바로 김혜자였던 것. 당시 김혜자는 "이거 내 전 재산이야. 나는 돈 쓸일 없어. 다음달에 아프리카 가려고 했는데 가만보니 아프리카가 여기있네. 다 찾아서 해결해. 그리고 갚을 생각하지 마"라고 했다고 전해진다. 인생의 은인이었던 김혜자와 '회장님네 사람들'에서 재회한 김수미는 펑펑 눈물을 쏟았다.

김수미는 '가문의 영광2, 3, 4'는 물론 '가문의 영광 리턴즈'에 이르기까지 코미디 영화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보였다. 거침없는 말투와 직설적인 표현으로 사이다 쾌감을 선사하기도 했다. 김수미의 유쾌한 매력은 예능에서도 통했다.

하지만 2015년 방송된 KBS '나를 돌아봐'는 김수미의 아픈 기억으로 남겨져 있다.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에서 김수미는 조영남과 언쟁을 벌였고, 결국 조영남이 행사장을 먼저 떠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 김수미는 악플로 인한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며 자진하차를 발표했다. 이어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설득과 조영남의 손편지로 갈등은 가까스로 봉합됐다. 그렇게 사건은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이후 김수미는 '수미네 반찬'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밥은 먹고 다니냐' '수미산장' '익스큐수미: 일단 잡숴봐' 등 요리와 접목한 예능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가장 최근작은 '회장님네 사람들'로, 9월까지 방송됐다. '회장님네 사람들'은 '전원일기' 김회장네 사람들이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에게 그리움과 향수를 자아냈다.

배우 김수미가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연출 정원태 정용기)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배우 김수미가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연출 정원태 정용기)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연예계 생활동안 늘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김수미는 1988년 자신 소유의 승용차 급발진 사고로 시어머니를 잃었다. 당시 김수미는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한 방송에서 김수미는 "시어머니가 집에서 나간 지 10분도 안돼 경찰에게 전화를 받았다. 슬리퍼 한짝만 신고 뛰어갔다"고 사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수미 소속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량은 굉음을 울리며 급발진했고, 차량 뒤에서 김수미의 연극 포스터를 붙이던 시어머니를 치었다. 김수미는 "시어머니 장례를 치르고 한 3년간 내 인생이 최악이었다"며 우울증, 알코올 중독, 삭발에 자살시도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25일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김수미는 이날 오전 8시 8분께 심정지 상태로 서울성모병원에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지난 5월과 7월 건강상 이유로 활동을 중단했던 김수미는 한달 만에 사망 소식을 전했다. 고인의 빈소는 한양대학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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