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일본, 쿠바 5-0 잡고 기사회생...20일 한국과 네번째 격돌

일본이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일본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1조 패자부활전에서 쿠바를 5-0으로 완파하고 4강행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날 승리로 일본은 20일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조 1, 2위전에서 한국과 이번 대회서만 무려 네번째 대결을 벌이게 됐다. 반면 1회 대회 결승에서 일본에 져 준우승했던 쿠바는 뼈아픈 실책으로 자멸하면서 또 일본에 져 4강에도 못가보고 탈락했다.

일본 선발 이와쿠마의 호투가 빛났다. 이와쿠마는 1회부터 6회까지 6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만을 내주며 무실점으로 쿠바 타선을 원천 봉쇄했다. 특히 주자를 출루시킨 후에는 유인구로 쿠바 타자들을 현혹시켜 번번이 범타로 처리하는 노련함이 돋보였다.

이어 던진 스기우치도 3이닝 동안 4탈삼진 무안타로 완벽투를 펼쳐 완승국을 마무리했다.

타선에서는 3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아오키가 5타수 4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쳤고, 그 동안 극심한 부진으로 고개를 떨궜던 이치로도 3루타 포함 5타수 2안타를 기록하면서 2라운드 들어 처음으로 제 몫을 해냈다.

사실 쿠바가 실책으로 자멸한 경기였다. 4회초 쿠바 선발 유네스키 마야는 1사 이후 아오키와 이나바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하면서 주춤했지만, 다음 강타자 무라타를 중견수 플라이로 잘 처리하면서 위기를 막는 듯했다.

하지만 2사 2, 3루 상황서 오가사와라가 친 깊숙한 플라이 타구가 쿠바 중견수 세스페데스의 글러브 안까지 들어갔다 튀어나오면서 팽팽한 균형이 깨졌다. 이 실책을 틈타 일본은 천금같은 선취 2점을 올렸고, 분위기를 단숨에 가져올 수 있었다.

이후 일본은 5회초 아오키의 중전 1타점 적시타와 7회초 나카지마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점수를 보탰고, 9회에도 이치로의 3루타를 만든 찬스서 아오키가 우전 1타점 적시타를 뽑아내 5-0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쿠바는 뼈아픈 실책 이후 한 순간에 팀워크가 무너지면서 무기력하게 주저앉았다. 안방마님 페스타노는 선취점을 내준 이후 벤치에서 코치와 말다툼까지 했고, 투수와도 호흡을 맞추지 못하면서 팀 사기를 저하시켰다.

투수진에서는 선발 마야 이후 총 5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불안한 제구로 일본에게 완패했고, 타선에서도 5안타에 그치며 1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9회까지 볼넷 하나밖에 골라내지 못하는 쿠바의 어설픈 '빅볼'은 '스몰볼'로 무장한 일본에게 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