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겉보기로는 SK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포스트시즌에는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됐던 '에이스' 김광현이 손등 부상에서 회복되고 있다지만 실전 투구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판단 속에 7일부터 열리는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여기에 김광현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예상된 시즌 12승투수 송은범과 시즌 막판 마무리 역할을 해내며 불펜의 든든한 축이었던 전병두 등 2명의 '알짜배기' 투수들마저 어깨 통증과 부상 등을 이유로 플레이오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SK를 상징하는 '벌떼 마운드'에 균열이 왔기에 두산과 치를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가 SK로선 쉽지만은 않은 상황을 맞았다.
글로버, 카도쿠라 등 2명의 외국인 투수와 페넌트레이스 막바지에 1군에 복귀한 채병용, 그리고 고효준 등이 선발진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마운드에서 '3명의 제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이들의 공백을 메운다는 것이 녹록지만은 않은 현실이 됐다.
SK는 그 돌파구를 어디에서 찾을까.
SK는 지난 8월 하순부터 페넌트레이스 막바지 19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는 괴력을 보였다.
그 중심에는 타선의 집중력이 있었다.
올 시즌 SK는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두자릿수 홈런타자 10명'을 배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9월 19일 문학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즌 18차전에서 6회말 김재현이 시즌 10호 홈런을 '투런포'로 장식하면서 팀의 10번째 두자릿수 홈런타자가 돼 '공포의 타선'을 완성한 것.
SK의 두자릿수 홈런타자 10명이 각각 기록한 홈런 갯수는 박정권(25개), 최정(19개), 이호준(16개), 나주환-박재상(각 15개), 박경완-박재홍-정상호-김강민(각 12개), 김재현(10개) 순이다.
정근우가 홈런 9개에 머무르면서 11명에까지 이르지는 못했지만 어느 때고 한 방을 때려낼 수 있는 타자들이 1번부터 9번까지 빠지지 않고 배치될 수 있다는 점은 SK의 또 다른 '무기'가 아닐 수 없다.
SK의 이런 기록이 나오기 전까지 역대 한 시즌 '두자릿수 홈런타자' 최다배출 인원은 8명이었다. 지금까지 4차례 나왔다. 지난 2000년 삼성과 현대, 2002년 삼성과 한화가 각각 8명씩의 '10홈런 이상 타자'를 배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2000년 현대와 2002년 삼성은 각각 한국시리즈 패권까지 차지한 바 있다. 강한 화력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음을 알 수 있게 하는 기록이며, SK가 마운드 비상 시국 속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오프를 시작할 수 있는 근거가 될 만하다.
두산 역시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를 통해 타선의 집중력만큼은 확실하게 보여준 만큼 이번 플레이오프는 치열한 '타격전'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조이뉴스24 문현구기자 brand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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