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부를 사랑한 여자와 처제의 사랑에 끌리는 남자, 아버지 죽음의 용의자의 딸을 사랑한 남자, 언어와 국경의 장벽을 뛰어넘은 지고지순한 사랑, 사형제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 대통령이라는 파격적인 소재 등 한국영화가 터부시 돼 왔던 소재를 가지고 돌아왔다.
비슷한 규모의 한국영화가 연이어 개봉하는 가운데, 소재의 다양성에 승부를 건 영화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먼저 홍보문구에서부터 금기된 사랑이 감지되는 '파주'는 처제와 형부의 내밀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질투는 나의 힘'의 박찬옥 감독이 7년만에 메가폰을 쥔 '파주'는 남자 주인공인 이선균이 아내의 동생에게 사랑을 느끼면서도 이를 억누르려는 남자의 애틋하고 가슴 아픈 사랑을 그렸다. 도발적이면서 은밀한 감정을 안개 속을 걷는 듯한 모호한 감성으로 표현한 '파주'는 금기 소재에 대한 논란을 불러 올 전망이다.
최근 손예진과 고수의 티저포스터를 공개하며 화제가 된 영화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 역시 만만치 않은 소재로 무장했다. 살인 용의자의 딸과 피살자의 아들의 운명적인 관계를 그린 '백야행'은 그들의 지독한 사랑과 그 안에 감춰진 진실이 함께 맞물려 관객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코미디 영화에서도 금기는 등장한다. 장진 감독의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대통령의 사생활이라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그린다. 누구나 궁금해하지만 다가가기 힘든 대통령의 현실적인 모습을 장진 특유의 코믹한 터치로 담아냈다. 주연배우 이순재는 "예전에는 감히 생각할 수 없던 소재를 영화로 만들 수 있다니 세상이 참 좋아졌다"며 남다른 감회를 밝히기도 했다.
사형집행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교도관들의 고뇌와 아픔을 그린 '집행자' 역시 사형제에 대한 사회적 논란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게이에게 빼앗긴 남자친구를 되찾기 위한 여자의 고군분투를 통해 동성애 소재에 가볍게 접근한 '헬로우 마이 러브' 등 다양하고 새로워진 소재를 앞세운 영화들이 관객과 만나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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