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계기로 아이돌 그룹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김범. 2006년 데뷔 이후 쉴 틈 없이 이어진 스케줄에 조금은 쉬고 싶은 생각도 생길텐데 김범은 새 영화 '비상'으로 다시 한 번 팬들을 찾아왔다.
'비상' 개봉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김범은 "첫 단독 주연 영화라 많이 떨린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가 이번 영화에서 맡은 역할은 평범한 고등학생에서 호스트가 되는, 연기의 폭이 넓은 캐릭터.
"초반에는 배우 지망생인 고등학생이지만 삶의 전환점이 되는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호스트가 돼요. 전작들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 분장이나 의상, 헤어에 신경을 많이 썼죠. 실제로 호스트바에 가서 직접 호스트 분들을 만나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성사는 안 됐죠. 다른 영화를 보거나 외국 컬렉션 패션쇼를 보면서 연구했어요."
'비상'을 통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까지 사랑, 좌절, 공포, 분노 등 여러 감정을 복합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김범은 "이 인물의 많은 감정들을 표현하기 위해 공부를 많이 했던 작품이고 보여드리고 싶은 것들이 많은 영화"라며 애착을 보였다.
데뷔 이후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김범. "최근 1~2년 동안 일을 하지 않는 나는 생각도 못했다"는 그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김범은 '욕심'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만나면 못 참아요. 대본을 보면 체력적으로 힘들고 쉬고 싶기는 한데 다른 사람이 하면 아까울 것 같은 마음이 들거든요.(웃음) 한 작품 촬영 끝난 지 1주일도 안 돼서 또 다른 촬영에 들어가는 식이 반복돼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고갈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기에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이제 조금 여유를 가지고 싶기는 한데 너무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김범은 "요즘은 일도 많이 없어져서 일하는 자체가 행운"이라며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게 안타깝고 배우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못 하는 것도 아쉽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쉬고 있는 것보다 일 하는 게 감사한 것"이라며 나이답지 않은 현실감각까지 엿보이게 했다.
'꽃보다 남자'로 인기 정상에 오른 이후 어깨에 힘이 들어갈 때 쯤 만난 드라마 '드림'. 하지만 강적 MBC '선덕여왕'에 밀려 처참한 시청률은 기록했다. 그간의 출연작들이 화제와 시청률 면에서 성공적이었던 김범에게는 상처가 되지 않았을까.
"'거침없이 하이킥'은 시트콤으로선 거의 10년만에 시청률 30%를 넘겼고, '에덴의 동쪽'도 아역으로 출연할 때 시청률이 좋았다가 동시간대 '꽃보다 남자'가 시작되면서 밀렸어요. 그렇지만 '드림'은 3%, 5% 나왔어요. 하루만에 그만큼 시청률이 올랐던 적은 있어도 그렇게 나온 건 처음이었죠.(웃음) 좋은 사람들이 만나서 함께 고생하고 노력한 것에 비해 시청률이 안 좋아 안타까움은 있지만 '드림'의 장석 역을 연기하면서 너무 재미있고 신났어요."
하는 작품마다 행운이 따라줬지만 항상 시작 전에는 성적이 안 좋을 것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한다는 김범은 "'드림' 시작 전에도 하는 것마다 성공하면 내가 의기양양해질까 스스로 마음은 굳게 먹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제는 다시 성적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고 살짝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촬영장에 있는 게 너무 좋아 신인 때는 촬영 분량이 없는데도 촬영장을 매일 따라 다니며 연기부터 연출, 촬영, 음향까지 어깨너머로 배웠다는 김범은 끝으로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스타가 되느냐, 배우가 되느냐를 고민했다"면서 "북극성처럼 모두가 아는 별도 있지만 이름이 안 붙여져있어도 자기만의 색을 가지고 빛을 내는 수많은 별들이 있다. 그런 별이 되고 싶어 연기를 시작했고 한 사람의 관객만이라도 내가 빛나고 있다는 것을 알아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배우로서의 목표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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