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력이 과거보다 약해진 것 같다"고 한 말이 허언이 아님을 '캡틴'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행동으로 증명했다.
박지성은 24일 오후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전반 6분 저돌적인 돌파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2-0 승리를 앞장서 이끌었다.
지난 16일 에콰도르와의 국내 마지막 평가전에서 전반만 소화한 뒤 후반 이청용과 교체됐던 박지성은 이날 일본전에서는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며 후반 31분까지 책임을 다 해낸 뒤 이승렬과 교체, 벤치로 물러났다.
11명의 일본이 한 명의 박지성에게 농락당했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그의 활약은 대단했다. 박지성은 전반 6분 수비수 두 명이 따라붙자 개의치 않고 미드필드 중앙에서 페널티지역 정면까지 돌파한 뒤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박지성은 위엄있는 표정으로 세리머니를 하며 6만 일본 응원단이 들어찬 경기장을 침묵에 빠트렸다.
이른 시간의 선제골은 한국의 플레이를 한결 편하게 했지만 일본을 조급하게 했다. 일본은 박지성의 움직임을 막는데 급급해 파울로 끊으려 했으나 수 차례 위협적인 찬스를 한국에 내줬다.
박지성이 38분 상대에 볼을 뺏기자 악착같이 쫓아가 태클로 볼 전진을 저지하는 장면은 우리가 익히 알던 '산소 탱크' 다웠다. 박지성의 움직임에 일본 관중은 탄성을 지르며 상대적으로 느슨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자국 대표팀에 대해서는 한숨을 내뿜었다.
후반에도 박지성은 중앙과 측면을 자유롭게 오가며 팀플레이의 중심이 됐다. 박지성의 기민한 움직임에 일본이 할 수 있는 것은 파울밖에 없었다. 쓰러지면서도 여유로운 미소를 보인 박지성에게 일본은 씁쓸한 미소로 화답했다.
경기뿐 아니라 주심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박지성은 주장다운 면모를 보였다. 17분 이청용이 위협적인 파울을 범해 경고의 가능성이 보이자 캡틴은 주심과 영어로 대화하며 구두 경고로 그치는데 일조했다.
화려한 출정식을 바랐던 일본은 박지성의 경기력과 주장 수행능력을 넋을 잃고 바라보며 한국에 속 쓰린 승리를 헌납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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