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왕'이자 시즌 MVP 후보였던 SK의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 안면 마비 증상으로 25일 열린 MVP 및 신인왕 시상식에 불참했다. 김광현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출장이 힘들 것으로 보여 야구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김광현의 이번 다승왕 수상이 개인 통산 두 번째라는 점에서도 김광현의 시상식 불참은 아쉬움을 남긴다. 김광현은 올 시즌, 2008년에 이어 두 번째 다승왕을 차지했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다승왕 타이틀을 두 번 이상 차지한 투수는 김광현을 제외하고 7명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김광현의 이번 다승왕 수상은 의미가 있다.
김광현은 올 시즌 17승(7패)으로 16승에 그친 류현진과 양현종을 1승 차로 제치고 '다승왕'에 등극했다. 김광현은 다승왕 타이틀을 따내며 류현진의 생애 두 번째 트리플 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부문 1위)을 저지하기도 했다.
◆역대 다승왕 최다 수상자는?
역대 가장 많이 다승왕에 등극했던 선수는 선동열 현 삼성 감독이다. 선동열 감독은 현역 시절 총 4차례(1986년 24승, 1989년 21승, 1990년 22승, 1991년 19승) 다승왕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정민태 현 넥센 투수코치가 3차례(1999년 20승, 2000년 18승, 2003년 17승) 다승왕에 등극, 선 감독의 뒤를 잇고 있다.
두 차례 다승왕을 따낸 선수는 김광현까지 총 6명이다. 김시진(1985년 25승, 1987년 23승), 조계현(1993년 17승, 1994년 18승), 이상훈(1994년 18승, 1995년 20승), 손민한(2001년 15승, 2005년 18승), 리오스(2004년 17승, 2007년 22승)에 이어 올 시즌 김광현이 두 번째 다승왕을 차지했다.
당대를 풍미했던 투수인 최동원, 송진우와 '괴물'로 불리는 류현진도 아직 다승왕 타이틀은 한 번밖에 품에 안지 못했다. 김광현이 데뷔 4년차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다승왕 2회'는 더욱 빛나는 기록이다.
◆다승왕과 팀 성적의 관계
투수가 승수를 쌓기 위해서는 타선의 지원이 필요하다. 선발투수가 아무리 9이닝 완봉을 기록해도 팀 타선이 1점도 뽑아주지 못하면 승수를 챙길 수 없다. 반대로 대량 실점해도 타선에서 그보다 많은 점수를 뽑아주면 승리투수가 될 수 있다. 같은 이유로 다승왕도 같은 팀 방망이에 의해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역대 다승왕들은 주로 상위권 팀에서 배출되는 특징을 갖는다. 승률이 높은 팀에서 많은 승수를 기록하는 투수가 나오며, 많은 승수를 기록하는 투수가 있으면 팀의 승률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기 때문이다.
선동열이 당시 최강팀이었던 해태 소속으로 다승왕 3연패를 달성했던 것, 장명부가 30승으로 다승왕을 차지하면서 '동네북'이었던 삼미 슈퍼스타즈의 팀 성적도 덩달아 상위권에 올랐던 것이 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팀 승률과 투수의 승수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역대 하위권 팀에서 다승왕이 배출된 사례가 극히 드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001년 8위팀 롯데의 손민한이 15승으로 다승왕이 됐던 것 외에는 7위, 8위팀에서 다승왕이 배출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올 시즌 류현진도 23번이나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고도 8위에 그친 팀 성적을 극복하지 못하고 16승(2위)에 머물렀다.
SK가 당분간 최강팀으로 군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김광현이 앞으로 다승왕을 몇 차례 더 수상할 가능성은 높다고 볼 수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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