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이 정도면 '족집게 도사'라고 불러도 될 듯하다. 경기 전 기대주로 꼽은 고영민과 김재환이 대폭발했다. 김경문 감독은 결과를 보고 쑥스러운 듯 "허허" 웃었다.
두산은 17일 시범경기 잠실 한화전에서 장단 16안타를 폭발시키며 12-3으로 완승을 거뒀다. 1회초 1실점했지만, 중반부터 차곡차곡 득점을 쌓아올린 두산은 7회말 타자일순하며 대거 6득점하는 등 한화 계투진을 그야말로 두들겼다.
2회말 대주자로 투입된 윤석민은 2안타(1희생타) 5타점으로 맹활약했고, 김재환도 2안타 2타점 1볼넷 3득점으로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했다. 특히 5회말 적시타로 역전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고영민은 4타수 4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만점활약을 펼쳤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경기 전 김 감독이 이날 방망이가 대폭발한 김재환과 고영민을 두고 "잘해줘야할 선수"라고 콕 집어 언급했다는 것. 김재환은 타격 잠재력을 살리기 위해 포수 포지션을 버려야 할 지도 모른다고 강조했고, 고영민을 향해서도 타격감을 살려야 할 상황이라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그리고 실제로 이날 둘의 활약이 두산 타선 속에서도 활발하게 살아나면서 김 감독은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물론 상대적으로 약한 한화 투수진을 만나 얻어낸 결과지만, 사령탑으로서 기분좋은 하루인 것만은 분명했다.
이 점에 대해 김 감독은 "그런 말 좀 하지 말아 달라. 그냥 아직은 좀 지켜보자"고 답변을 미뤘지만 이내 웃음을 터뜨리며 두 선수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김 감독은 "(고)영민이의 경우, 잘 쳐서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라이트쪽에 좋은 안타가 나왔다"고 칭찬했고, "(김)재환이는 타격 잠재력이 있는 선수다. 감독이 기다려만 준다면 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오랜만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경문 감독은 '감(感)'으로는 따라올 자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 사령탑이다. 심판들조차 김 감독의 선수기용 감각에 혀를 내두른다. 이날도 김 감독은 취재진을 놀라게 하며 명장의 조건 중 한 가지를 충족시켰다.
조이뉴스24 잠실=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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