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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오승환, 무서운 건 '볼끝'


[권기범기자] 올 시즌 리그 최강의 마무리투수는 누가 뭐라고 해도 오승환(삼성)이다. 최근 롯데 김사율이 4경기 연속 세이브를 기록하자 부산팬들이 '롯데 오승환'이라고 평가한 것도 오승환의 명성을 재확인시켜주는 대목이다.

성적상으로 봐도 오승환은 독보적이다. 36경기 출장해 38.2이닝 동안 무려 29세이브 1구원승을 기록했다. 5월20일 두산전, 4-3으로 앞선 8회초 손시헌에게 솔로포 한 방을 얻어맞아 유일한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지만, 이조차도 팀 타선의 뒷심으로 구원승으로 해피엔딩이 됐다. 따져보면 오승환이 등판해 삼성이 진 적이 없다. 그가 등판한 경기 승률 100%, 무시무시하다.

구원왕 타이틀 부문에서도 따라올 자가 없다. 세이브 2위인 정대현(SK)이 12개, 3위인 송신영(LG)이 9개밖에 올리지 못했다. 오승환은 올 시즌 삼성의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절대전력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왜 상대 타자들은 오승환의 공을 치지 못할까. 부상 복귀 후 150km를 넘나드는 더욱 빠른 구속을 장착했다고 해도 정면으로 날아오는 포심패스트볼을 예상하고 있는 타자들이라면 충분히 공략할 법하다. 하지만 오승환의 돌직구에 상대는 번번이 헛스윙으로 물러나곤 한다.

삼성 선수들에게 물어봤다.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았다. 모두 "볼끝이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최형우는 "다른 투수들과 볼끝이 다르다. 직구가 마지막에 떠오른다는 말이다. 그래서 정확히 맞히기가 힘들다"며 "중지와 검지로 끝까지 힘을 주고 회전을 주는데 그 힘이 대단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박석민 역시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박석민은 "볼끝이 다르다. 일단 직구 자체가 떠오르니까 공략하기 쉽지 않다. 낮은 볼은 마지막에 떠올라 스트라이크가 되고, 가운데로 들어와 휘두르면 배트 위에 맞는다"며 "그러다 투낫싱으로 밀리면 그 타석은 끝이다. 두 손가락으로 회전을 주는게 아니라 찍어누른다는 느낌"이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또 박석민은 "아무리 공이 빠르다고 해도 볼끝이 좋지 못할 경우, 가운데에 톡 갖다대기만 하면 넘어간다"며 "류현진이나 임태훈의 컨디션이 좋을 때 (오)승환이 형의 공처럼 들어온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타이밍을 빼앗는 오승환의 슬라이더는 언급도 하지 않았다. 직구 구위 자체만으로 충분히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투수인 장원삼의 평가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장원삼은 "우리와는 볼끝이 다르다. 내가 봐도 직구의 위력이 무시무시하다"며 "도대체 저 공을 어떻게 치냐고 생각할 때도 많다. 게다가 요즘은 구속도 붙어 던지면 150km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장원삼은 오승환의 투구폼을 '도마 위 활어'라고 표현하자 "탱탱하다는 의미인가, 정확한 표현"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팀 동료들은 오승환의 직구 구위 자체가 남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완벽한 체중이동과 어깨 힘으로 150km에 육박하는 구속을 찍고, 또 피칭 매커니즘 속에 공에 회전을 거는 검지와 중지의 힘이 대단해 공에 무게가 실린다는 것이다. 이것이 '돌덩이'를 던진다고 묘사되는 오승환의 볼끝이다.

여기에 간간이 섞는 슬라이더와 타자들의 무릎 근처로 파고드는 제구력까지 겸비되면서 오승환은 리그최고의 소방수로 군림하고 있다.

삼성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오승환이 같은 팀이라서 다행이겠다'는 말에 껄껄 웃으며 "그렇다"고 답한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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