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드디어 2011 플레이오프 매치업이 완성됐다. 페넌트레이스 2위 롯데 자이언츠와 준플레이오프를 가뿐히 통과한 SK 와이번스가 맞붙는다. 그야말로 공포의 화력과 벌떼 마운드의 맞대결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누가 유리하다고 예상하기도 힘들어 치열한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SK는 지난 12일 광주구장서 열린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선발 윤희상의 6.2이닝 무실점 역투 속에 3회초 최정의 선제 2타점 적시타를 시작으로 총 13안타를 폭발시켜 8-0 완승을 거뒀다. 1차전 패배 후 내리 3연승을 내달리면서 단숨에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포스트시즌 4번째 역전시리즈를 기록한 SK는 이만수 감독대행 체제에서도 '뒷심'만큼은 여전했다.
그런데 준플레이오프가 4차전에서 끝남에 따라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을 점검 중인 롯데로서는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어느 팀이든 5차전까지 혈전을 벌여 투수진이 소모되기를 기대했지만, 지켜본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SK는 4차전에서 KIA를 패퇴시키며 16일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사흘을 쉴 수 있게 됐다. 준플레이오프 내내 KIA 타선의 반격을 철저하게 막아낸 정대현, 정우람, 박희수, 엄정욱 등 벌떼야구의 핵심멤버인 불펜투수들이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는 SK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소득이다.
뿐만 아니라 5차전 선발등판이 필요없어져 당장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에이스 김광현을 투입할 수 있게 됐고, 이후 송은범-고든-윤희상으로 연결되는, 준플레이오프 선발 로테이션이 그대로 플레이오프에서도 가동 가능해졌다. 선발진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이만수 감독대행은 1차전 패배에도 아랑곳없이 최상의 결과를 거머쥔 셈이다.
이제 롯데에게 유리함은 별로 없다. 페넌트레이스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티켓을 거머쥐며 여유롭게 지쳐서 올라올 상대를 기다렸지만, 결과적으로 롯데는 물오른 경기감각을 유지한 SK와 격돌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양승호 감독도 이를 인정하면서 "우리에게 유리한 것은 없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롯데는 '평정심'을 강조하며 꼼수없이 정면으로 맞붙어 막강 화력으로 두들기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불펜진에 비해 다소 약세인 SK 선발들을 일찌감치 공략해 초반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시나리오다. 올 시즌 팀타율 2할8푼8리를 기록한 공포의 타선이 자신감의 근거다. 6일 페넌트레이스 종료 후 열흘 가까이 실전을 치르지 않아 타격감 저하가 다소 걱정이지만, 진지한 청백전을 통해 이를 메워냈다. 또 타격감 저하를 상쇄할 수 있는, 지친 체력을 회복했다는 의미가 컸다.
롯데는 1989년 단일리그 전환 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2위를 통해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그리고 만난 SK 역시 포스트시즌에서는 처음 만나는 상대다. 구단 역사에 한 획을 그어가는 양승호 감독은 심호흡을 하며 '비룡군단'을 기다리고 있다. SK 역시 선수단에게 내재된 '가을유전자'를 앞세워 준플레이오프에서 한국시리즈까지 치고 올라가는 드라마를 정조준하고 있다.
체력회복으로 활력 넘친 롯데 타선과 긴장감 속에 승승장구한 SK 철벽 불펜의 대결. 2011 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 대전이 그 막을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첫 무대는 16일 부산 사직구장이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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