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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KS다!' 2위 롯데 설레발 경계령


[권기범기자] "아직까지 한국시리즈가 남아있지 않습니까." 롯데 구단 관계자에게 축하인사를 건네자 모두 같은 대답을 해왔다. 양승호 감독을 필두로 단장부터 홍보팀장까지 모두 이구동성이다. 자칫 들뜬 분위기에 휩싸였다가는 포스트시즌 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경계심이다.

롯데는 4일 사직 한화전에서 20-2로 승리하며 페넌트레이스 2위를 확정지었다. 1회부터 한화 마운드를 두들기더니 6회에는 무려 11득점을 몰아냈다. 롯데의 신들린 듯한 방망이와 상대 실책까지 겹치면서 한화 투수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잔여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1989년 단일리그 전환 후 첫 정규시즌 2위의 쾌거. 시즌 초 팬들에게 그렇게 욕(?)을 먹던 양승호 감독은 결과적으로 구단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업적을 달성해낸 명장이 된 셈이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바로 롯데 구단 측의 '설레발 경계령'이다. 3년 전만 해도 숙원이었던 4강 진출에 성공해 샴페인을 터뜨리던 롯데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2위 확정의 기쁨보다는 플레이오프 준비를 위해 자중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배재후 단장은 "아직 한국시리즈가 남아 (2위 확정한 4일밤) 특별하게 준비한 것은 없었다. 축포는 나중"이라고 말을 아꼈고, 홍보팀 역시 마찬가지다. 양승호 감독은 기쁨을 만끽할 만하지만 그 역시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플레이오프 준비를 잘하겠다. 한국시리즈 진출이 우선 목표니 더 열심히 하겠다"고 오히려 채찍을 들었다.

사실 롯데는 지난 3년간 가을야구에는 매번 진출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2008년에는 '비밀번호'를 끊어내고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준플레이오프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탈락했다. 이후에도 잇따라 준플레이오프까지는 올라갔지만 2009년 1승, 2010년에는 2승 만을 거둔 채 짐을 꾸렸다. 특히 지난해에는 두산을 상대로 먼저 2승을 챙겼지만 내리 3연패하면서 탈락했고, 그 충격파로 로이스터 감독이 재계약에 실패하기도 했다.

롯데는 이번 시즌에는 PO 직행으로 인해 지난 3년간의 성적을 단번에 뛰어넘었지만, 그 환호는 뒤로 미루고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더 높은 목표가 있는 만큼 아직은 기뻐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 한결같은 분위기다.

롯데의 한국시리즈 경험은 지난 1999년 양대리그 당시 드림리그 2위로 매직리그 1위인 삼성을 누르고 진출한 것이 가장 최근이다. 12년 전이다. 하지만 단일리그로만 따지면 페넌트레이스 3위로 플레이오프를 뜷고 올라가 준우승에 그친 1995년으로 더 아득하다. 롯데가 올 시즌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단일리그 체제 하에서는 무려 16년 만이다.

특히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2년 이후 19년이 흘렀다. 강산이 두 번 바뀔 만한 세월이 지나도록 정상에 서보지 못했다.

오랜 시간 동안 최강의 자리에 목말라한 롯데인 만큼 그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사령탑과 선수단, 그리고 프런트까지 선배들이 이룩한 업적을 2011년에 되살리기 위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난 3년간의 준플레이오프 패퇴 경험도 쓰디쓴 아픔으로 남아있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거인군단'의 한 목소리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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