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올 시즌 전남 드래곤즈의 감독을 맡은 정해성 감독이 선택한 첫 번째 카드. 바로 골키퍼 이운재(38) 영입이었다.
수원의 '레전드' 이운재가 현역 은퇴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사이 정해성 감독이 이운재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이운재는 정해성 감독의 손에 이끌려 전남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그런데 정해성 감독의 선택에 많은 비난 여론이 일었다. 이미 전성기가 지난 이운재를 데리고 왔다는 비난이었다. 많은 축구 관계자나 팬들이 이운재의 시대는 끝났다고 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정해성 감독을 향한 비난은 그래서 한동안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정해성 감독은 소신을 버리지 않았다. 국가대표팀 코치 시절 이운재를 바로 옆에서 지켜봤던 정해성 감독이다. 이운재의 역량과 가능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주위의 비난에도 이운재를 영입해야만 했던 믿음과 신뢰가 있었다.
정해성 감독의 선택, 결국 옳았다. 전남이 올 시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 바로 K리그 최소실점이라는 기록이다. 전남은 시즌 29실점으로 K리그 최소실점 팀이 됐다. 그 중심에는 이운재가 있었다. 베테랑 이운재는 리더십을 발휘하며 제2의 전성기라 불릴 만큼 최고의 선방을 펼쳤다. 최소실점 클럽 전남은 이운재가 버티고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정해성 감독은 30일 최종전 전북과의 경기를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운재를 선택한 것에 대한 자긍심을 드러냈다. 이운재가 있었기에 전남이 최소실점 클럽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정해성 감독은 "이운재를 영입할 때 모두들 끝난 선수를 받아들인다고 했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해본 이운재는 전남에서도 해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전남에 온 이운재는 최후방에서 선수 전체를 컨트롤했다. 리그를 시작하면서 이운재에 대한 믿음이 더욱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운재에 대한 믿음과 뚝심이 정해성 감독과 전남, 그리고 이운재 자신까지 모두 웃게 만든 시즌이었다.
조이뉴스24 광양=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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