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류현진(25, 한화)이 '대한민국 에이스'임을 스스로 증명하며 지긋지긋한 시즌 초반 불운을 씻어냈다.
류현진은 26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역투,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는 8-0 대승을 거두며 시즌 첫 2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기록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류현진은 올 시즌 4번의 선발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에 성공했다. 평균자책점은 0.90까지 끌어내렸고 삼진은 38개를 잡아냈다. 평균자책점은 임태훈(두산, 0.53)에 이어 2위이고 탈삼진은 당당히 1위에 올라 있다.
무엇보다 선발투수로서 가장 중요한 능력인 이닝이터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다. 류현진은 4경기에서 총 30이닝을 던졌다. 이는 8개 구단 투수들 가운데 단연 최고 수치다. 경기당 평균 7이닝 이상 씩을 꼬박꼬박 소화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변변치 않은 팀 타선의 지원으로 1승에 그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페이스가 이어지고 타선이 조금만 도와준다면 승수 추가는 시간 문제다.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신인이던 2006년 이후 개인 두 번째 트리플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에 대한 이야기도 벌써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개막전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 7일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6이닝 3실점(2자책)한 이후의 기록은 더욱 놀랍다. 3경기에서 24이닝 동안 실점이 단 1점뿐이고 탈삼진은 평균 11개를 기록했다. 3경기에서의 평균자책점은 0.38이다. 등판을 거듭할수록 더욱 좋은 구위를 보이고 있는 류현진이다.
지금까지의 '괴물모드'가 시즌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류현진을 상대해야 하는 타구단들의 한숨은 깊어질 전망이다. 류현진은 2006년 데뷔 이후 단 한 해도 쉬지 않고 시즌 후 국제대회에 참가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을 마치고는 체력 회복에 집중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그 효과가 올 시즌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류현진과 함께 투수 '빅3'로 불리던 최고 우완 선발요원 윤석민(KIA)과 철벽 마무리 오승환(삼성)도 한 차례씩 무너지며 인간적(?)인 면모를 보였다. 윤석민은 24일 한화전에서 5이닝 5실점을 기록했고, 오승환도 24일 롯데전에서 0.2이닝 동안 개인 최다인 6실점을 기록하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류현진만이 아직까지 흔들림없이 '괴물모드'를 가동하고 있는 것이다.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소속팀 한화도 류현진의 호투에 시즌 첫 연승에 성공하며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류현진의 존재는 한화는 물론 한국 야구에도 축복이라 할 수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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