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박재홍이 SK에서 방출됐다. 만약 새 보금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선수협 회장직에서도 물러나야 한다.
SK는 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 보류선수 명단에서 박재홍의 이름을 제외했다. SK는 앞서 15일 박재홍과 만나 은퇴 권유와 함께 해외 코치 연수를 제안했다. 지난해와 같은 조건이었다. 이번에도 구단과 선수의 뜻이 엇갈렸다. 박재홍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현역 연장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박재홍은 SK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자유계약 선수로 풀린 박재홍은 SK를 제외한 구단과 계약을 맺을 수 있다.
박재홍의 뜻은 하나다. 현역 선수로 계속 그라운드에 서고 싶을 뿐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 74경기에 출장해 타율 1할8푼6리(161타수 30안타)를 기록했던 박재홍은 올해에도 46경기서 타율 2할5푼(104타수 26안타)에 그쳤다.
박재홍에게 가장 좋은 길은 하루빨리 새 팀을 구하는 것이다. 더는 SK에서 뛸 수 없는 이상, 현역 연장을 위해서는 SK가 아닌 다른 구단에서 선수의 삶을 이어가야 한다. 1996년 현대에 입단한 프로 17년차 베테랑. 박재홍은 올 시즌 3천루타와 300홈런 고지를 밟으며 레전드급 위용을 알렸다.
그러나 마흔의 나이와 선수협회장직은 새 팀 물색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최악의 상황은 새 팀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올해가 아니어도 언제든 프로 구단에 다시 입단할 수는 있지만, 만약 무적(無籍) 상태가 된다면 선수협회장직에서는 물러나야 한다.
박재홍은 지난해 겨울 선수협회장에 선임됐다. 혼돈에 빠졌던 선수협을 1년 동안 이끌며 굵직한 일을 큰 잡음 없이 처리해왔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박재홍이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의 이야기다.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은 "선수협회장은 현역 선수만 맡을 수 있는 직책"이라고 설명했다. 박재홍의 선수협회장 임기는 2년이다. 새 팀에 입단한다면 자연스럽게 다음 시즌에도 선수협회장직을 이어간다.
그러나 만약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회장직도 내려놓아야 한다. 박 총장은 "박재홍 회장의 현역 연장 의지가 워낙 강해 반드시 새 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변수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최악의 상황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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