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LIG 손해보험은 1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0-3으로 졌다. 이날 패배로 LIG 손해보험은 지긋지긋한 천안 원정 22연패를 이어갔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LIG 손해보험을 상대로 천안 홈 경기 22연승과 함께 역대 상대전적에서 48승 4패를 기록하게 됐다. LIG 이경석 감독은 연패 원인 중 하나를 세터 전력 차이로 꼽았다.
대표팀 주전 세터로 나란히 활약한 적이 있는 현대캐피탈의 권영민, 최태웅을 두고 하는 얘기다. 현대캐피탈은 보통 권영민과 최태웅을 경기 흐름과 상황에 따라 번갈아 기용했다. 그런데 이날만큼은 오랜만에 세터 한 명만 활용하면서 깔끔한 승리를 챙겼다. 권영민이 1세트부터 3세트까지 풀로 뛰면서 팀 공격을 지휘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만난 권영민은 LIG 손해보험전 연승 이유에 대해 "심리적인 부분이 아무래도 작용하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권영민은 "팀 전력을 객관적으로 보면 LIG 손해보험이 현대캐피탈에 견줘 뒤처질 게 없다"고 했다.
LIG 손해보험은 하현용, 까메호(쿠바), 이경수, 주상용 그리고 현재 부상으로 코트에 나오지 못하고 있지만 김요한까지 더하면 센터와 사이드 블로커들의 높이가 결코 밀리지 않는 팀이다. 권영민은 "여기에 공격력까지 따진다면 결코 빠지는 전력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런데 왜 LIG 손해보험은 현대캐피탈만 만나면 유독 약해질까. 권영민은 "선수들이 특별히 우리와 상대하면 주눅이 든 거 같지는 않다"면서도 "우리선수들은 LIG 손해보험에게 리드를 당하고 있거나 접전이 치러질 때 쫓기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는다. 언제든지 따라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코트에 들어가는데, 이런 부분이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권영민은 박철우(삼성화재)와 함께 뛰었을 때 LIG 손해보험을 상대로 백토스를 이용한 C퀵성 공격으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그러나 이제 박철우는 현대캐피탈 소속이 아니다. 권영민은 "(박)철우가 팀에 있었을 때 믿는 구석이 있긴 했다"며 "철우가 워낙 LIG 손해보험전에 강했다"고 했다. 지금은 삼성화재 선수들이 박철우에게 같은 얘기를 한다.
권영민은 "우리가 경기를 잘했을 때보다 잘 풀리지 않았을 때 상대(LIG 손해보험)도 같이 말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런 부분이 연패가 길어지는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병상련도 느낀다.
권영민은 "LIG 손해보험이 우리와 상대할 때 느끼는 부분을 이해한다"며 "우리도 삼성화재를 상대하면 자체 범실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상대적이지만 이럴 때는 정말 답답하다"고 얘기했다.
그는 "4라운드 첫 경기에서 비교적 쉽게 승점을 따냈다"며 "LIG 손해보험전을 앞두고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거라고 봤는데 결과가 괜찮았다. 두 번째 경기에서 삼성화재를 만난다. 안방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승리를 거두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삼성화재를 상대로 1승 2패를 기록하고 있다. 프로 출범 후 지금까지 상대전적은 17승 34패다. 두 팀의 4라운드 맞대결은 오는 20일 오후 2시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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