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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행 꿈꾸는 신인왕 이명주, 그 전에 할 일들


[이성필기자] 지난 1일 오후(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 토카피 풋볼센터. 전지훈련 중인 포항 스틸러스 선수단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한 사나이가 있었다.

그는 터키 수페르리가에서 갈라타사라이, 페네르바체와 함께 3대 명문 팀으로 불리는 베식타스의 스타우트 중 한 명이었다. 그는 포항이 벌인 FK파르티잔(세르비아),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와의 연습경기에 모두 나타나 포항 관계자가 은근히 신경을 썼다고 한다.

자신의 일을 극구 밝히기 꺼려하던 그는 옆 구장에서 벌어지는 연습경기를 보다 조용히 포항의 전술 훈련으로 눈을 돌렸다. 자신이 누구에게 관심을 두고 있는지 한사코 공개하지 않으려 했던 그는 포항의 미드필더진을 확인하러 왔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베식타스는 최근 몇 시즌 동안 미드필더진이 약해 어려움을 겪었다. 터키 신문 AMK는 "갈라타사라이가 공격을 만드는 베슬러이 스네이더르를 인테르 밀란(이탈리아)에서 영입해 베식타스가 더욱 불안해졌다"라고 보도하며 베식타스가 올 여름에는 미드필드진 보강에 열을 올릴 수 있음을 전했다.

그 스카우트는 특정 선수를 지명하지 않고 포항 미드필더진만 확인하러 왔다고 전했다. 이를 전해들은 포항 관계자들은 "이명주를 보러 온 것 같다"라고 판단했다. 공격을 창조하는 패싱플레이가 일품인 이명주(23)의 해외 진출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이명주는 지난해 K리그에 데뷔해 35경기에서 5골 6도움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다. 중앙 미드필더지만 공격적인 능력도 뛰어나 황선홍 감독이 충분히 신인왕 가능성이 있다며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올해 프로 2년차인 이명주는 시즌 초반 황진성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황진성은 재계약과 병역 문제가 겹치면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해외 원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황진성은 이번 터키 전지훈련도 빠졌다. 익숙한 팀 전술이라고는 하나 황진성의 몸이 제대로 만들어졌을지도 의문이라 이명주의 역할은 더 커졌다.

할 일이 많아진 이명주지만 의외로 담담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신인이라 축구에만 집중했다. 올해는 축구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영어 공부 등 다른 일도 해보고 싶다"라며 2년차 징크스에 대한 주위의 우려에 대해 별 일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포항은 모기업 포스코의 실적 악화로 구단 재정을 줄이는 등 어려운 상황에 몰리고 있다.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 이를 두고 이명주는 "오히려 외국인이 없으니 말도 잘 통하고 팀워크도 잘 맞는다"라며 긍정적인 부분이 있음을 역설했다.

새마음 새각오로 시즌을 준비중인 그는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베식타스의 관심에 대해 "별로 중요한 일은 아닌 것 같다"라며 "아직 K리그에서 이루지 못한 일들이 많다. 팀의 정규리그 또는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을 이루고 국가대표에도 발탁된 뒤 해외 진출을 생각해보겠다"라며 단계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이뤄나가겠다는 치밀함을 숨기지 않았다.

화려함보다는 희생적인 플레이가 자신의 조용한 성격과도 맞는다는 이명주는 "연습 때나 쉴 때 FC바르셀로나의 경기를 많이 본다. 패스로 경기를 이어가는 장면은 미드필더인 내게도 참고서같은 경기다"라며 "사비나 이니에스타처럼 플레이를 해보고 싶다"라고 당찬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조이뉴스24 안탈리아(터키)=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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