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아쉬운 장면이 나올 때마다 수첩을 꺼내들었던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은 무슨 내용을 적었을까, 아마도 '킬러 부재'를 가장 먼저 끄적이지 않았을까.
포항은 27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1차전 베이징 궈안(중국)과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첫 경기에서 승점 1점에 그친 포항은 2차전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 원정이 부담스러워졌다. 분요드코르가 1차전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 원정에서 2-0으로 이겨 더욱 힘든 원정이 예상된다.
겨우내 다듬었던 포항의 패싱 축구는 여전했다. 베이징의 공격을 무력화시킬 정도로 끈끈했다. 황지수를 축으로 신진호-이명주로 구성된 역삼각형 미드필드진은 베이징의 슈팅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문제는 공격이었다. 패스가 이어져도 최전방에서 마무리가 되지 않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슬로 스타터인 원톱 박성호는 황 감독에게도 깊은 고민거리였다. 박성호는 지난해도 시즌 초반 침묵하다 더운 여름인 8월에서야 골이 터졌다.
대안인 배천석의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배천석은 일본 J리그 빗셀 고베에 진출했지만 부상으로 1년을 쉬었다. 황 감독은 4월이나 돼야 그를 내보낼 수 있다고 판단해 당분간 어려움이 계속될 전망이다.
좌우 측면의 고무열과 조찬호도 아직 컨디션이 확실하게 올라오지 않은 듯 베이징의 수비에 애를 먹었다. 측면 돌파가 되다가도 막히는 경우가 빈번했다. 시즌 첫 경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포항은 이날 나온 선수들 위주로 시즌을 꾸려가야 하기에 황 감독의 속은 타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반면, 베이징은 조프레 구에렌을 비롯해 프레데릭 카누테 등 외국인 공격수들이 날카로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크로스바를 맞히는 슛을 날리는 등 포항 수비를 흔들었다. 자금 부족으로 올 시즌 선수 영입이 어려웠던 포항 입장에서는 부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래저래 포항은 아시아 정상 정복이나 K리그 상위권 진입에 난관이 예상된다.
조이뉴스24 포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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