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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와 이동국의 '동행' 1년6개월, 어땠나?


영광도 비난도 함께 했던 사제, 아쉬웠던 마무리

[최용재기자] 최강희 감독과 이동국의 '동행'은 전북 현대로부터 시작됐다.

방황하던 이동국의 손을 최강희 전북 감독이 잡아줬고, 최강희 감독과 이동국은 힘을 합쳐 K리그를 평정했다. 전북은 K리그 최강의 팀으로 거듭났고, 이동국은 득점왕-MVP를 석권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2011년 12월, 한국 축구에 위기가 찾아왔다. 월드컵 3차 예선 레바논 원정 패배로 조광래 대표팀 감독이 전격 경질됐고, 한국 축구는 후임 감독 찾기에 나섰다.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그 때 K리그를 평정한 최 감독에게 SOS 신호를 보냈다. 최 감독은 처음에는 한사코 대표팀 사령잡을 사양했지만, 한국 축구의 위기 돌파라는 책임감을 안고 결국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다.

최 감독이 대표팀 감독이 되자 자연스럽게 대표팀 최전방 공격수는 이동국이었다. 최 감독은 3차 예선 최종전 쿠웨이트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동국을 대표팀에 불러들였다. 대표팀에서도 최 감독과 이동국의 동행이 시작된 것이다.

시작은 좋았다. 쿠웨이트전에서 패배하면 최종예선에 오르지 못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한국이었다. 그런데 이동국이라는 '영웅'이 탄생했다. 이동국의 결승골로 한국은 쿠웨이트에 2-0으로 승리하며 최종예선에 올랐다. 최 감독과 이동국의 동행은 찬사와 박수로 장식됐다.

최종예선 들어서도 초반까지는 찬사는 이어졌다. 하지만 중반으로 넘어서자 최 감독과 이동국의 동행은 비틀거렸다. 한국은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위태로운 행보를 보였고, 그 모든 탓은 최전방에서 골을 해결해주지 못한 이동국에게 쏠렸다. 지난해 10월 이란 원정에 이동국을 잠시 대표 제외하기는 했지만 이후 최 감독은 다시 그를 불러들이며 동행을 이어갔다. 최 감독은 경기력이 좋지 않고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어도 이동국을 향한 신뢰를 버리지 않았다. 그러자 최 감독과 이동국을 향한 비난이 더욱 커지는 역풍을 맞았다.

레바논과의 최종예선 6차전에서 기대했던 승리 대신 1-1 무승부에 그친 이후 그 비난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결국 최 감독은 7차전 우즈베키스탄전에 이동국을 선발에서 빼는 선택을 했다. 이동국은 후반에 교체 투입돼 최선을 다했고, 한국은 1-0 승리를 거뒀다. 물론 우즈베키스탄의 자책골로 거둔 승리였지만, 그래도 승점 3점을 얻어낸 경기였는데도 최 감독과 이동국을 향한 비난은 멈추지 않았다.

18일 이란과의 최종전. 한국은 수비 실책으로 결승골을 헌납하며 0-1로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동국은 김신욱과 투톱으로 선발 출전했으나 골을 터뜨리지 못했고, 대표팀의 패배도 막지 못했다. 최강희 감독과 함께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

이란전 패배에도 한국은 4승2무2패, 승점 14점으로 조 2위를 차지하며 8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우즈베키스탄과 승점이 같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간신히 본선에 오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최종예선이 끝나면서 최 감독과 이동국의 동행도 끝났다. 최 감독은 월드컵 예선이 끝난 후 전북으로 돌아갈 것이라 했다. 대표팀에서는 더 이상 최 감독과 이동국의 동행을 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년 6개월 동안 함께 한 최 감독과 이동국의 동행. 아름다웠는가?

평가는 엇갈리고 있었다. 이들의 동행에 박수를 보내는 이들이 있는 반면 비난을 멈추지 않은 이들도 있었다. 그런데 이란과의 최종전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아들면서 부정적인 시선이 지배적이 되고 말았다.

대표팀의 실망스런 경기력에 화가 치솟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최 감독과 이동국이 1년 6개월 동안 동행하면서 대표팀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점은 굳이 깎아내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어쨌든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냄으로써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최 감독과 이동국은 최소한의 약속을 지키고 회한이 남는 동행을 끝낸다.

조이뉴스24 울산=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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