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야구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밸런스'다. 한국말 '균형'을 뜻하는 것으로 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쏠리지 않는 상태를 이른다.
보통 선수들의 상태를 설명할 때 자주 쓰인다. 투수의 경우 '투구 밸런스', 타자는 '타격 밸런스'라는 말로 현재 컨디션의 좋고 나쁨을 설명한다. 투수가 좋은 공을 뿌리고, 타자가 날카로운 타격을 하기 위해서는 밸런스, 즉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밸런스는 선수 개개인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팀에도 밸런스가 있다. 팀 전력이 어느 방향이건 한 쪽으로만 쏠려서는 강팀이 될 수 없다. 투수력만 좋아서도, 반대로 타격만 좋아서도 안된다. 베테랑들만 넘쳐나도, 젊은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해도 좋을 것이 없다. 뭐든지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올 시즌 돌풍의 팀 LG 트윈스를 살펴보면 여러모로 팀 전력에 균형이 잡혀 있다. 시즌 초반까지는 밸런스가 무너진 '엇박자'로 휘청거리기도 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균형을 잡아나가며 단독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후 LG는 2주 넘게 2위 자리를 지키는 꾸준함을 보이고 있다.
LG의 '팀 밸런스'가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투수력과 타력이다. 29일 현재 LG는 팀 평균자책점 1위(3.72), 팀 타율 2위(0.288)에 올라 있다. 팀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척도에는 평균자책점과 타율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투수들은 상대 타선을 막아낼 힘이 있고, 타자들도 필요한 점수를 뽑아낼 능력이 된다는 데 의미가 크다.
팀의 가장 큰 고민이었던 노장들과 신진세력의 밸런스도 많이 좋아졌다. 손주인, 김용의, 정의윤, 문선재 등 젊은피들의 등장으로 기존의 이병규(9번), 박용택, 정성훈, 이진영 등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었다.
LG가 상승세를 탄 이후 큰 위기없이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도 신구 밸런스로 설명할 수 있다. 시즌 초반 팀 분위기를 이끌던 젊은 선수들의 타격감이 주춤하자 베테랑들의 방망이가 폭발하기 시작한 것. 김기태 감독도 "한 쪽이 내려오니까 한 쪽이 올라간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새롭게 등장한 손주인, 김용의, 문선재 등 젊은 선수들이 내야수라는 점은 내·외야의 밸런스를 맞추는데 큰 도움이 됐다. 최근 수 년간 LG는 차고 넘치는 외야 자원에 비해 내야 자원이 부족한 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고민을 덜게 됐다.
지난해까지 LG는 밸런스와는 거리가 먼 팀이었다. 타선은 좋았지만 부실한 마운드가 몇 년째 계속되며 발목을 잡았다. 확실한 성적을 보장하는 베테랑들은 많았지만 그들을 뒷받침할 젊은 선수들은 좀처럼 성장하지 못했다. 풍족한 외야와는 달리 내야에는 자원이 부족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지난해까지의 불균형, 엇박자를 두루 해소하고 있다. 투수력이 몰라보게 좋아졌고,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 신구조화, 내·외야의 균형을 이뤘다. 균형 잡힌 팀으로 변모하면서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도 어느 때보다 높아진 LG 트윈스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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