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이종욱이 돌아오자 두산 타선이 살아났다. 공격의 첨병이 제 자리를 찾자 풀죽던 '곰 방망이'에 힘이 잔뜩 실렸다.
이종욱은 29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1군 명단에 복귀했다. 지난 19일 왼 종아리 통증으로 말소된 뒤 열흘만의 복귀다. 이종욱이 없는 동안 두산은 갑작스런 부진에 빠졌다. 무서운 상승세로 선두권을 위협하던 기세는 사라지고 끝모를 추락을 거듭했다. 이종욱 없이 치른 6경기에서 막내 NC와 꼴찌 한화에 각각 2연패하는 등 6경기서 1승 5패라는 처첨한 성적만 거뒀다. 순위 싸움에서 4위권 밖으로 추락을 걱정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종욱이 돌아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 선수단 전체가 제 모습을 찾았다. 이날 NC전은 이종욱의 존재감이 유감없이 발휘된 경기였다. 그는 2회부터 제 역할을 했다. 0-0 동점이던 2사 만루에서 상대 선발 에릭을 두들겨 우측 파울라인을 타고 굴러가는 싹쓸이 2루타를 때려낸 뒤 홈송구를 틈타 3루까지 진출했다. 정확한 타격과 빠른발, 민첩한 주루플레이가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이종욱은 후속 민병현의 적시타 때 홈까지 밟았다.
이날 3타수 1안타 3타점을 기록한 그는 7회말 수비 때 정수빈으로 교체됐다. 이종욱의 맹활약에 힘입은 두산은 지난 20~21일 NC전 2연패의 앙갚음을 톡톡히 하며 이날 광주 KIA전이 우천 취소된 넥센을 반 경기 차로 밀어내고 단독 3위로 뛰어 올랐다.
이종욱은 올 시즌 타율 3할1푼5리 6홈런 43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 3할7푼2리에 장타율 4할5푼5리를 올렸다. 타율 2할4푼 무홈런 39타점으로 금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지난해의 악몽에서 완전히 깨어났다. 올 시즌 뒤 FA가 되는 그는 이번 겨울 '대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종욱은 "내가 빠지면서 팀 타선이 침체했다는 말에 부담이 적지 않았다"면서 "그래서인지 긴장도 많이 됐지만 찬스가 왔을 때 운 좋게 결승타를 칠 수 있었다. 덕분에 팀이 승리했으니 기분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평소 "외부에 보여주는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다. 나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야구를 펼치는 게 목표"라고 하는 이종욱이다. 선수단 전체가 기다리던 그가 합류하면서 두산은 반격의 계기를 일단 마련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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