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이근호가 원톱 역할을 어느 정도 했다. 박주영은 지켜보겠다."
한국 축구대표팀 홍명보호의 고민은 확실한 원톱 요원의 부재다. 박주영(아스널)이 소속팀에서 제대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어 대표로 차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김신욱(울산 현대)이라는 장신 카드는 상대에게 전술이 일찌감치 읽힌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나 이근호(상주 상무) 등이 원톱으로 나서기도 한다. 제로톱이나 다름없는 원톱이다. 그러나 지난 브라질전까지는 그렇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말리와의 평가전에서는 홍명보호가 일부 가능성을 확인했다. 원톱 출전한 이근호는 골을 넣지 못했지만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간을 만들고 기회를 엮어냈다. 몇 차례 찬스에서 골 결정력이 아쉬웠지만 활력은 넘쳤다. 이근호가 깬 공간으로 이청용(볼턴 원더러스), 김보경(카디프시티), 손흥민(레버쿠젠) 등이 침투하며 골을 제조하는 등 효과를 봤다.
경기 뒤 홍명보 감독도 "이근호가 대표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상황을 잘 알고 있고 팀 플레이에도 익숙하다. 어느 정도 원톱의 역할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충분히 제 몫을 해줬다. 이근호가 공간으로 움직이면서 다른 선수들의 역할에 도움을 줬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계속 거론되는 박주영의 공백에 대해서는 "우리팀의 일원이다. 꾸준히 지켜보겠다"라며 여전히 대표 선발 가능성이 있음을 강조했다.
브라질, 말리 2연전을 통해 좋은 활약을 했던 선수들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왼쪽 풀백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에 대해서는 "(박주호, 윤석영 포함) 세 명 중 가장 나이가 어리지만 컨디션도 그렇고 좋은 자원임을 확인했다. 내년 6월 월드컵 본선까지의 발전 가능성을 놓고 봤을 때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두 경기에서 제 몫을 했다"라고 호평했다.
이번 대표팀 내내 화제가 됐던 기성용(선덜랜드)과 손흥민에 대해서도 냉철한 평가를 잊지 않았다. 'SNS 파문'을 딛고 대표 컴백한 기성용에 대해서는 "그동안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축구 인생에 어려운 시간 보냈다고 생각한다"라며 "팬들 앞에서 사죄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 것에 대해서는 기쁘게 생각한다. 이번과 같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팬들이 언젠가는 마음을 열지 않을까 싶다"라고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손흥민에 대해서는 더 조심스러웠다. 홍 감독은 "손흥민의 재능이나 컨디션은 어떤 선수 못지않게 좋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내 경험으로는 어떤 팀이 한 선수에만 집중이 된다면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내가 월드컵에서 경험을 해봤기 때문이다"라고 팀 플레이를 위해서는 개인의 재능도 희생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어 "브라질전에서는 손흥민보다 김보경이 더 뛰었다고 판단해 손흥민을 선발로 내세웠는데 그것을 증명했다. 오늘은 손흥민이 능력 발휘를 할 것 같았는데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라며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내밀었다.
팀 조직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홍 감독은 "개인적인 것보다 팀 플레이에 대한 이해와 조화가 잘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라며 긍정적인 면을 내세운 뒤 "세트피스에서 실점이 아쉽지만 개선하겠다. (아프리카팀 을 상대할 경우) 상대 공수 전환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라고 보완점을 설명했다.
조이뉴스24 천안=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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