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두산 베어스의 펀치력 있는 톱타자 민병헌이 제몫을 톡톡히 했다. 민병헌은 지난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 우익수 겸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팀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공격의 첨병 노릇을 하고 있는 민병헌은 이날 롯데에게 5-4 한 점 차로 쫓기고 있던 4회초 달아나는 점수를 뽑아내 승부의 추가 두산 쪽으로 기울어지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민병헌은 롯데 두 번째 투수인 좌완 강영식을 상대로 2점 홈런(시즌 5호)을 쏘아 올렸다. 강영식이 던진 초구에 힘차게 배트를 휘둘렀고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넘어갔다.
민병헌은 올 시즌 들어 유독 왼손투수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좌완 상대 타율은 6할2푼1리(29타수 18안타 2홈런 8타점)나 됐다.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들 중 가장 높다.
반면 그는 우투수와 언더핸드를 만났을 때는 각각 타율 2할2푼4리(67타수 15안타)와 2할(10타수 2안타)에 그쳤다. 3할을 훌쩍 넘는 타율(3할3푼9리)을 기록하고 있는 원인이 바로 좌완에게 강한 덕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좌완 상대 스페셜리스트답게 민병헌은 강영식과 승부에서도 웃었다. 롯데는 이날 선발 송승준이 3이닝만 던지고 강판됐기 때문에 두 번째 투수 강영식이 롱 릴리프 역할을 반드시 해줘야 했다. 그러나 민병헌에게 홈런을 맞고 흔들리면서 1이닝을 채 버티지 못하고 양의지 타석 때 세 번째 투수 이인복과 교체됐다.
두산은 민병헌의 홈런 포함 4회 3점을 올리며 8-4로 점수차를 벌렸다. 롯데는 이 때 벌어진 점수차를 쫓아가지 못했다. 결국 두산은 15-6으로 대승을 거뒀다. 민병헌의 한 방이 롯데의 추격의지를 제대로 꺾어놓은 셈이다.
민병헌은 이날 6타수 3안타(1홈런)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그는 "왼손 투수 공을 잘 치는 특별한 비결은 없다"며 "좌, 우완을 특별히 가리는 편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좌완 상대 기록이 더 잘 나와 그런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병헌은 최근 허리 상태가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톱타자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부상 투혼인 셈이다. 그는 "통증은 견딜 만하다"며 "진통제를 사용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얘기했다.
송일수 두산 감독도 민병헌에 대한 신뢰가 크다. 송 감독은 "(민)병헌이가 제 자리를 잘 지켜주고 있다"며 "정수빈이 1번 타순을 맡을 수도 있지만 현재는 민병헌이 있는 게 더 낫다"고 했다. 정수빈이 9번 타자로 나오며 상위 타순과 연결고리 노릇을 하는 게 더 매끄러운 타선 운영이라는 것이다.
조이뉴스24 부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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