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특유의 신바람이 불어오길 기대해 볼 수 있는 승리했다.
LG는 13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10-9로 승리했다. 연장 10회말 터진 오지환의 끝내기 안타가 팀에 승리를 안겼다. 그냥 승리가 아니었다. 여러 가지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난, 의미있는 승리였다.
◆캡틴의 맹활약…이진영, 3연타석 홈런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은 오지환이었지만, 오지환의 끝내기 안타가 나올 수 있게 발판을 놓은 선수는 '캡틴' 이진영이었다. 이진영은 동료 타자들이 모두 침묵을 지키고 있을 때, 홀로 홈런 3방을 터뜨리며 승리로 향하는 길을 닦았다.
개인 첫 3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이진영이다. 특히 2-6으로 뒤지던 7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터뜨린 세 번째 홈런은 SK 선발 울프를 무너뜨리는 한 방이었다. 이진영의 홈런을 시작으로 타선에 불이 붙으며 대거 5득점을 올린 LG는 7-6으로 역전한 끝에 극적인 연장 끝내기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단순히 3연타석 홈런에 의미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홈런의 주인공이 주장 이진영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지난해 LG가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주장이던 '적토마' 이병규가 펄펄 날아다녔던 것에 있다. 지난해 이병규는 최고령 타격왕에 오르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이병규의 일명 '으쌰으쌰 세리머니'가 팀 분위기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올 시즌 새롭게 주장으로 선임된 이진영. 그 역시 올 시즌 3할 중반대 타율을 유지하며 꾸준한 활약을 펼쳐왔다. 그러나 크게 임팩트를 남긴 경기는 많지 않았다. 따라서 강렬했던 3연타석 홈런은 이진영에게도 팀에게도 터닝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홈스틸…박경수의 허를 찌르는 주루 플레이
LG의 끝내기 승리에 또 하나 빠뜨릴 수 없는 장면은 박경수의 홈스틸이다. 박경수는 7회말 LG가 4-6으로 따라붙은 상황에서 대타로 등장해 10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정의윤의 적시타에 디딤돌이 된 볼넷이었다.
박경수의 활약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정의윤의 적시타 때 3루까지 진루해 있던 그는 SK 투수 진해수가 1루에 견제하는 틈을 타 홈으로 파고들어 6-6 동점을 만들었다. 2사 후 나온 플레이라 더욱 가치가 있었다. 올 시즌 1호, 통산 35번째 홈스틸.
경기 후 박경수는 "2스트라이크 이후라 볼 카운트가 불리했고, 평소 연습해 뒀던 상황이라 투수 발이 떨어지자마자 견제라고 판단해 뛰었다"며 "과감하게 주루 플레이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홈스틸 상황을 전했다.
지난해 역시 LG는 권용관의 홈스틸에 가까운 플레이로 삼성을 꺾고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당시 권용관의 플레이는 야수선택으로 기록됐지만, 홈스틸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3루 주자의 홈스틸. LG에게는 또 하나의 긍정적 신호다.
◆연장 첫 승…1무6패 끝에 처음 이뤄낸 승리
연장전 승리. LG에게는 어느새 어색한 장면이 돼 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경기 전까지 LG는 올 시즌 7차례의 연장전에서 1무6패만을 기록하고 있었다. 13일 SK전 승리는 LG의 올 시즌 첫 연장전 승리였던 것이다.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성적이다. 지난해 LG는 연장전에서 5승2패(승률 0.714)의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연장전에서의 승리는 보통의 승리보다 짜릿함이 더한다. 피말리는 승부 끝에 얻어내는 승리이기 때문. LG가 지난해 신바람을 낼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반대로 연장전에서의 패배는 보통의 패배보다 훨씬 타격이 크다. 올 시즌 LG가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도 연장전에서의 거듭된 패배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힘만 잔뜩 빼고 패하면서 다음 경기에까지 악영향이 미쳤던 것이다.
여전히 LG는 한화와 함께 공동 8위에 위치해 있다. 봉중근의 블론세이브 등 불안요소도 발견됐다. 그러나 13일 SK를 상대로 거둔 끝내기 승리는 지난해를 떠올리며 적어도 희망은 가져볼 수 있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경기에서 나타난 긍정적인 신호들이 LG의 상승세로 이어질 지 관심을 모은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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