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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태극전사'를 보았다, 한국영과 골대의 '충돌'


한국영, 러시아전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감동 선사

[최용재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최악의 분위기로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첫 경기를 치러야 했다.

튀니지와의 출정식에서 0-1로 패배했고, 가나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0-4로 대패했다. 한국 국민들의 월드컵 대표팀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는 최고조에 달했다. 경기력도 경기력이지만 국민들은 열심히 뛰지 않는 태극전사들을 나무랐다. 투혼과 투지가 보이지 않는 그들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

18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 판타나우 아레나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 국민들이 기대했던 태극전사들이 돌아왔다. 무기력했던 대표팀이 아니라,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해 뛰는, 태극전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국 선수들은 투지와 투혼이 빛났다. 국민들은 이런 모습을 기다렸다.

모든 선수들의 투혼이 빛났지만 그 중 가장 빛난 이는 중앙 미드필더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이었다. '김남일의 후계자'라 불리는 '제2의 진공청소기' 한국영은 최고의 플레이를 보였다. 중원에서 쉬지 않고 뛰었고, 거침없는 태클로 상대의 숨통을 조였다.

한국영은 태극전사의 진정한 의미를 말해주는 한 장면을 연출했다. 한국영이 연출한 결정적 순간. 후반 12분이었다.

이전까지 러시아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예프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평범한 슈팅도 정확하게 처리하지 못했다. 제대로 잡지도 막지도 못해 자주 자신의 앞으로 공을 흘리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것이 한국영의 눈에 잡혔다. 한국영은 아킨페예프가 다시 그런 장면을 연출할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었다.

후반 12분, 그 타이밍이 왔다. 아크 중앙에서 얻은 프리킥. 키커로 나선 김영권이 왼발로 강력히 슛을 때렸다. 이 공을 아킨페예프가 어설프게 걷어냈다. 그 공이 러시아 문전으로 흘러나왔다. 그 때 한국영이 뛰어들었다. 모든 것을 걸고 공을 향해 달려갔다. 그 공을 잡아 다시 기회를 만들겠다는 투지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공은 달려나온 아킨페예프가 먼저 잡았다. 온 힘을 다해 뛴 한국영은 탄력을 주체하지 못해 왼쪽 골포스트와 충돌하고 말았다. 투지와 투혼이 없었다면 나오지 않을 장면이었다. 한국영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의지를 가지고 공을 향해 뛰어 들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골대와 부딪힌 후 한국영은 잠시 동안 고통을 호소하며 일어나지 못했다. 투혼이 가져다 준 아름다운 쓰러짐이었다.

러시아전이 끝난 후 한국영은 "경기 후 내 유니폼이 (양팀 선수들 중) 가장 더러워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진흙 범벅이 돼야 했다. 그게 내 역할이다. 나는 빠른 선수가 아니다. 그래서 더 많이 열심히 뛰어야 했다"고 말했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만큼이나 국민들을 다시 한 번 감동시킨 한 마디였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쿠이아바(브라질)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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