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 대졸 우완 사이드암 박민호(22)가 데뷔 처음으로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박민호는 25일 광주 KIA전에 선발 예고됐다. 선발 맞상대는 KIA의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다. 박민호가 전날 7연패를 끊어낸 SK의 단비가 될 수 있을까.
깜짝 선발 등판이다. 로테이션대로라면 레이예스가 나설 차례였으나 예상치 못했던 공백이 생겼다. SK는 지난 23일 레이예스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한 레이예스를 방출한 SK는 현재 새 외국인 투수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 당장 선발진에 구멍이 생긴 SK 마운드에 강렬한 첫인상을 심어줬던 박민호가 레이예스의 빈자리를 메울 선발투수로 낙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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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고와 인하대를 졸업하고 2014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33순위로 SK에 입단한 박민호는 지난 19일 레이예스가 2군으로 내려가면서 1군 기회를 잡았다. 첫 등판부터 인상적이었다. 박민호는 19일 문학 삼성전에 네 번째 중간계투 등판해 3이닝 1실점(비자책)의 호투로 눈도장을 받았다.
선발 투수 울프가 2.1이닝 만에 3점을 내주고 조기 강판한 뒤 전유수와 이재영이 2.2이닝을 책임졌다. 이어 박민호가 0-7로 뒤진 6회초 등판해 3이닝을 막았다. 김상수와 나바로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박민호는 박한이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뒤 박석민을 초구에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아내고 첫 이닝을 마쳤다.
7회 최형우에게 우측 안타를 맞았으나 채태인을 2루수 병살타로 잡아내고 아웃카운트 2개를 한꺼번에 올렸다. 이어 이승엽까지 4구 만에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그 사이 팀 타선이 7회말 3점을 올려 분위기가 살아났다.
박민호는 8회 박해민과 이지영을 총 5구 만에 나란히 2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김상수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이후 나바로 타석에서 견제 실책에 이어 도루로 3루까지 달린 김상수가 포수 실책으로 홈을 밟았다. 박민호의 첫 실점이었다. 나바로를 볼넷 출루시켰으나 박민호는 박한이를 좌익수 뜬공으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박민호는 데뷔전서 만난 삼성의 화려한 타선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공을 던졌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적절하게 땅볼을 유도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만수 감독도 "신인 박민호의 투구는 희망적이었다. 오아시스를 만난 느낌"이라면서 "다음에 좋은 기회가 되면 또 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두 번째 등판에서는 패전투수가 됐다. 박민호는 21일 목동 넥센전에서 선발 고효준이 4이닝 5실점을 하고 물러난 뒤 두 번째 투수로 나섰다. 4-5로 따라붙은 5회말 등판한 박민호는 유한준과 박병호, 강정호로 이어지는 상대 중심 타선을 단 9구 만에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5-5 동점을 이룬 다음 맞은 6회가 아쉬웠다. 김민성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뒤 허도환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켜 2사 1, 2루로 몰렸다. 박민호는 마운드를 진해수에게 넘겼고, 진해수가 서건창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허용해 실점하면서 SK는 결국 5-6으로 졌고, 박민호가 패전을 떠안았다. 이날 30구를 던진 박민호는 사흘 휴식 후 25일 선발 등판한다.
SK는 박민호의 호투가 절실하다. 구멍 난 레이예스의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 김광현을 제외하면 믿을 만한 선발 투수가 없는 팀 사정도 여유가 없다. 고효준이 3패 평균자책점 14.04로 부진하고, 채병용이 6승 6패 평균자책점 5.26으로 기대를 채워주지 못했다.
울프는 1승 1패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 중이다. 19일 삼성전에서 볼 판정을 두고 구심과 충돌했고, 사흘 만에 나선 22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5.2이닝 동안 9피안타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7연패에 빠졌던 SK는 24일 KIA전에서 타선 폭발로 12-4로 이겨 연패 사슬을 끊었다. 박민호가 어렵게 연패를 탈출한 팀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박민호가 호투해준다면 SK의 마운드 운용에도 숨통이 트인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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