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박기원 한국 남자배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2014 월드리그 포르투갈과 원정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이날 한국은 포르투갈에게 0-3으로 완패했다. 경기 결과를 떠나 내용이 너무 안 좋았다. 한국은 제대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자체 범실만 29개였다.
박 감독은 "내년 월드리그 2그룹 잔류가 이미 정해진 상황이라 선수들이 목표의식과 집중력을 잊어버렸다"고 했다. 그는 "경기에서 질 수는 있어도 정신적인 부분에서 상대에게 밀리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감독이 충격요법을 쓴 이유는 있다. 대표팀은 이번 월드리그가 끝이 아니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안방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까지 주요한 일정이 잡혀 있다. 특히 9월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는 중요하다. 안방에서 열리는데다가 한국 남자배구는 지난 2006년 카타르도하대회 이후 8년 만에 다시 금메달에 도전한다.
큰 대회를 앞두고 준비 과정에서 대표팀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것을 박 감독은 경계하고 있다. 박 감독은 7일 열린 포르투갈과 월드리그 최종전에서 경기 초반부터 선수들에게 '집중하라'고 크게 얘기했다. 박 감독의 바람대로 이날 선수들은 코트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포르투갈을 3-1로 꺾었다.
포르투갈에 승리를 거두며 앞서 홈에서 당한 2연패, 그리고 전날 패배까지 시원하게 되갚으며 월드리그를 유종의 미로 마감했다.
박 감독은 이날 경기 후 "2세트가 승부처가 된 것 같다"며 "이민규(러시앤캐시)의 서브가 전환점이 됐다. 포르투갈이 플랫 서브에 대한 리시브에 약점을 보였는데 (이)민규의 서브가 잘 들어가면서 분위기를 가져왔다"고 했다.
박 감독은 "이번 월드리그는 전체적으로 나쁘진 않았다"며 "선수들이 일정상 피곤한 몸을 이끌고도 열심히 뛰어줬다"고 총평했다. 한국은 1차 목표였던 월드리그 2그룹 잔류에 성공했다. 박 감독은 "첫 번째 목표를 달성해 만족한다"며 "두 번째 목표였던 아시아경기대회를 대비한 선수들의 전체적인 상태 확인도 잘 이뤄졌다"고 했다.
그러나 대표팀은 과제도 남겼고 아쉬운 부분도 있다. 박 감독은 "풀세트 경기를 5번 했는데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박 감독은 "(월드리그에서)두 번째 목표는 아시아경기대회를 대비해서 선수들의 전체적인 상태를 점검하고 확인하는 것이었다"며 "아시아경기대회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밑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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