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84억원의 사나이'의 진가가 드러났다. 두산 베어스 좌완 장원준이 시즌 최고 피칭으로 진면목을 과시했다. 장원준은 24일 잠실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 시즌 5번째 선발등판, 7이닝 4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 111개에 탈삼진 8개 볼넷 3개의 성적. 투구수와 탈삼진 모두 두산 입단후 최다 기록이다. 두산은 KIA를 7-3으로 꺾고, 파죽의 3연승을 달렸다. 시즌 13승(7패)째를 기록하며 선두권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지그재그 승리' 장원준 진가 톡톡
앞선 4차례 등판서 2승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한 장원준은 지그재그 호투라는 시즌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 겨울 4년 84억원에 FA로 두산에 입단한 그는 지난달 29일 잠실 NC전서 7이닝 9안타 1실점으로 첫 승리투수가 된 뒤 지난 5일 사직 롯데전선 5이닝 4실점에 그쳤다. 11일 잠실 LG전에서 7이닝 6안타 1실점 2승째를 거둔 후 18일 잠실 롯데전서 5이닝 10안타 5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다.
그리고 6일만의 등판인 이날 또 다시 제 몫을 다하며 '징검다리 호투'의 패턴을 이었다. 친정팀 롯데전에서만 약했던 게 눈에 띈다. 이날 장원준은 3-0으로 앞선 3회초 1사 1,2루에서 필에게 우중간 빗맞은 안타로 실점했을 뿐 특별한 위기 없이 경기 후반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시즌 3승을 거둔 그는 다승 부분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장원준은 롯데 시절인 2011년 거둔 15승이 개인 최다승이다. 그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5시즌 연속(2012∼2013년은 경찰청 군복무) 두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더블헤더 5안타' 김재환 펄펄
열흘만에 1군무대에 다시 나선 두산 1루수 김재환이 펄펄 날았다. 이날 1루수 겸 7번타자로 선발출전한 그는 1회말 2사 1,3루서 깨끗한 우전적시타로 타점을 올리더니 선두타자로 나선 4회에는 우측 담장 홈런라인 바로 아래를 강타하는 펜스직격 2루타를 터뜨렸다. 민병헌의 유격수 강습 안타 때 3루를 돌아 홈까지 밟은 그는 5회 우전안타를 친 뒤 7회 몸맞는 공으로 출루하고 대주자 양종민과 교체됐다. 이날 기록은 4타석 3타수 3안타 1타점.
김재환은 이날 잠실 경기에 나서기 전 오후 1시에 경기도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군경기에도 뛰었다. 4회까지 경기를 소화하며 LG 선발 류제국을 상대로 2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한 그는 5회 교체돼 곧바로 잠실로 이동, 6시30분 열린 KIA전에 대비했다. 하루에만 장소를 오가며 '더블헤더'를 치른 셈. 이날 1·2군 기록의 합산은 5타수 5안타 2타점이다. 믿었던 주포 루츠가 허리통증으로 전날 제외된 터여서 두산으로선 김재환의 활약이 무척 중요해졌다.
◆"5월 이후가 중요"
초반 잘 나가고 있는 김태형 두산 감독은 여전히 신중한 반응이다. 그는 "지금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 5월 이후 6월에나 가봐야 서서히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시즌은 길고 야구의 특성상 여러 변수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4월 성적으로 일희일비하긴 이르다는 얘기.
그는 "다른 팀들은 지금 부상 선수가 많은 등 정상 전력이 아니다. 이들이 정상 전력을 갖추면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마무리 윤명준을 여전히 9회에 투입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윤명준이 전날 목동 넥센전에선 공이 좋지 않았지만 계속 마무리로 쓸 생각"이라며 "본인이 이겨내야 한다. 지금은 성장 과정이다. '편안하게 생각하라'고 명준이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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