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팀 리빌딩에 착수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LG는 5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신예 이준형(22)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이준형은 지난 4월 kt 위즈에 포수 윤요섭과 내야수 박용근을 내주고 트레이드 해온 우완 투수다.
이준형에게는 이날 등판이 1군 선발 데뷔전이다. 1군 등판 기록도 전무하다시피 한 이준형이다. kt 유니폼을 입고 있던 지난 4월3일 KIA전에 중간 계투로 나와 2이닝 2실점을 기록한 것이 1군 기록의 전부다.
이준형은 지난 2012년 신인 지명회의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선택을 받았지만 2013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로 팀을 옮겼다. 그리고 올 시즌 다시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리저리 팀을 옮겨다녔지만 이는 이준형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준형이 크게 될 선수라고 평가했고, 조범현 kt 감독 역시 지난 4월2일 삼성전에 이준형을 선발로 예고했을 정도로 기대를 보였다. 하지만 당시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다.
양상문 LG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윤요섭, 박용근 등 즉시 전력감 베테랑 선수를 2명이나 내주면서 이준형을 영입했다. 양 감독은 "보내는 선수들도 아쉽긴 하지만 올해가 아니면 (이준형을 트레이드를 통해) 잡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이준형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사실 이준형의 퓨처스리그 성적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11경기에 등판해 2승4패 평균자책점 5.36을 기록했다. 가장 잘 던진 경기는 6.2이닝 2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된 지난 7월4일 고양 다이노스전. 이준형의 올 시즌 유일한 퀄리티스타트였다.
그럼에도 양 감독이 이준형을 1군으로 불러올려 선발 기회까지 제공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 대비 차원이다. 물론 현재 LG 선발진은 임정우의 불펜 전환으로 한 자리가 비어 있는 상황이긴 하다. 그러나 여러가지 대안 중 이준형에게 기회를 준다는 것은 이제부터 슬슬 멀리 앞을 내다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리빌딩의 조짐은 또 있다. 이준형의 1군 선발 데뷔 소식에 앞서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가 3일자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최근 거듭된 부진 끝에 내려진 극약처방이다.
양 감독은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계속 경기에 내보낸다고 좋아질 것 같지 않았다"며 "본인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면담을 통해 잠시 1군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히메네스를 2군으로 내려보낸 배경을 설명했다.
히메네스의 2군행으로 LG의 3루는 대졸 2년차 신예 양석환(24)이 지키게 됐다. 양 감독은 "현재로서는 (3루수로 출전시킬 선수가) 양석환밖에 없다"고 말했다. 히메네스의 영입 후 입지가 좁아졌던 양석환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LG는 4일 NC전 패배로 42승1무54패를 기록, 승패 마진이 시즌 최악인 '-12'까지 떨어졌다. 이제 남은 경기는 47경기. LG가 5할 승률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47경기에서 30승17패, 승률 6할3푼8리를 기록해야 한다.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가을야구는 멀어졌다고 볼 수 있다.
결국 LG의 다음 행보는 미래를 대비하는 리빌딩이 될 수밖에 없다. 극적인 반등이라는 낮은 가능성을 믿고 올 시즌만 바라보기에는 잃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 LG의 행보에는 여러가지 변화가 예상된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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