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두 번은 안 당해.' 두산 베어스 좌완 투수 유희관은 지난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부진했다.
그는 당시 롯데 타선을 상대로 5.1이닝 동안 100구를 던지며 9피안타(1피홈런) 7실점했다. 올 시즌 앞선 두 차례 롯데전 호투를 까먹는 부진한 피칭이었다. 이 경기 이전 유희관은 롯데전 선발 2승을 챙겼다. 16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보였다. 세번째 만난 롯데 타자들이 유희관 공략에 성공한 것이다.
오승택, 안중열, 손용석 등 하위타순에 배치된 타자들이 유희관의 공을 잘 때렸다. 세 선수는 유희관을 상대로만 5안타 5타점을 합작했다.
유희관은 22일 사직구장에서 롯데를 다시 만났다. 올 시즌 네번째 롯데전 선발 등판. 절치부심하고 마운드에 오른 그는 더욱 집중력을 갖고 공을 던졌고, 4회까지 2피안타 무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두산 타선은 1회초 오재일이 만루홈런을 날리는 등 2회까지 6점이나 뽑아 유희관을 지원사격했다.
호투하던 유희관은 홈런 때문에 실점했다. 5회말 황재균에게 3점홈런(시즌 25호)을 맞았고, 7회말에는 선두타자 강민호에게 솔로포(시즌 33호)를 허용했다. 4실점하고 6-4로 추격당한 가운데 유희관은 두번째 투수 윤명준과 교체됐다.
유희관이 한 경기 2홈런 이상을 맞은 건 올 시즌 다섯번째다. 유희관은 6이닝 동안 89구를 던지며 7피안타(2피홈런) 4실점했지만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세번째 투수 함덕주가 8회말 정훈에게 1점홈런(시즌 9호)를 맞아 6-5까지 쫓겼다. 하지만 두산은 결국 리드를 지켰다. 함덕주에 이어 8회말 2사 후 등판한 이현승이 뒷문 단속에 성공하며 유희관의 승리를 지켜줬다.
유희관은 시즌 18승째(4패)를 올리며 팀 기록을 다시 썼다. 역대 두산의 좌완 한 시즌 최다승 투수가 됐다. 종전 기록은 2004시즌 게리 레스가 올린 17승(8패)이었다.
또한 팀 토종 투수 역대 한 시즌 최다승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는 프로 원년(1982시즌) 두산의 전신인 OB 박철순(24승 4패 7세이브)이다. 유희관은 1986시즌 최일언(현 NC 다이노스 투수코치)이 기록한 19승(4패 2세이브)에 이어 3위에 올랐다. 4위는 1995시즌 김상진(17승 7패)이다.
유희관은 경기가 끝난 뒤 "이겨서 기분이 좋긴 하지만 타자들이 경기 초반 득점 지원을 해줬는데 더 쉽게 경기를 풀었어야 했다"며 "홈런으로 실점을 내준 부분은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경기를 시작으로 팀이 7연전에 들어가는데 첫 단추를 잘 채웠다. 몇승까지 올리겠다는 생각보다는 팀 승리를 위해 정규 시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 올 시즌 사직구장에서 롯데를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둬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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